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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Jan 15. 2018

동시빵가게

25. 동시빵 맛보기 - '자귀나무와 속닥요정'

  - 그림 김유리 -



짧은 동시 한 편에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시인은 얼마나 넣고 덜어내고, 넣고 덜어내기를 거듭했을까요. 

속닥요정의 프로필을 깡그리 생략하고 대뜸 부채를 자귀나무에 걸어두는 장면부터 내놓는 솜씨가 

여간한 퇴고 과정을 견뎌낸 시가 아님을 느끼게 합니다. 

이 시를 다시 읽노라니 <말레피센트>라는 영화 속 요정이 떠오르더군요. 

착한 요정이 아니라 대단한 마법을 지닌 카리스마 있는 요정이지요. 

요정나라를 차지하려는 인간나라의 탐욕 때문에 착하게만 살 수 없었으니까요. 

자귀나무에 부채를 걸어두는 속닥요정은 어떤 요정일까요. 

답은 시인만이 알 수 있을 터이니 

‘자귀나무 밑을 지날 때마다 함빡 웃고 볼 일’입니다. 

사람들 웃음소리를 모은 속닥요정이 노래 불러줄 날을 기다리면서요. 

오늘은 동시 한 편과 영화 한 편이 자귀나무 곁을 지나는 상상을 하며 

함빡 웃어봅니다.    



https://dongsippanggage.modoo.at/


장영복 : 《아동문학평론》 신인상(동시)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였으며,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습니다. 그림책 『여름휴가』, 『호랑나비와 달님』, 『도토리 쫑이의 봄여름가을겨울』, 동시집 『울 애기 예쁘지』 『고양이 걸 씨』 등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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