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온라인 세계는 어떤 근원적인 환각에 빠지게 만든다. 친구와 공감이 없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팔로워 수가 늘지 않으면 뭔가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반대로 숫자가 커지면 대단한 업적이 된다.
별것도 아닌 소소한 정보들을 흘림으로써 마치 서로를 잘 아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거나 자기가 사는 방식에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떠들기도 한다. 심지어 혼자 있고 싶어서 혼자 있기를 선택한 것처럼 꾸며 남은 물론 자신까지도 속인다.
모두가 소외를 이겨 내고 싶고 공감을 갈망한다. 야호! 외치면 건너편 산에서 야호! 하고 돌아오는 메아리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러나 메아리는 결국 자신의 목소리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믿는다. 믿고 싶다. 얻고자 하는 것들을 여기에서 실현 시켜줄 것을,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욕망한다. 바닥난 창의력을 쥐어짜 욕망이라는 놈을 멋있게 변모시키는 상상을 하는 동안은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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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저자에게 사인을 받은 이 책을 그동안 수없이 들었다 놨다. 처음 대여섯 번 읽을 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도 무슨 이유인지 보관하고 있었다. 누굴 줄 책이 아니었다. 오히려 주면 욕 먹을 책이었다. 그렇다고 팔기는 싫었다. 그러다가 전기가 찌르르 온다고 느낀 해가 아마도 2014년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그해는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해였고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게 적개심 같은걸 가졌을 때였다.) 2024년에 다시 읽는 이 책은 전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좀 장황하게 썼는데 그러니까. 이 책은 당신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
제목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랑이 삶이고 삶이 사랑이 아닌가. (사랑이 아니면 궁금할 게 뭐가 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