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tles | Let It Be
노자의 시선은 '무위'에 머물러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무불위'에 가있습니다. '온전해지는 것', '갖는 것', 앞서는 것'이 노자가 도달하려는 것들입니다.
-최진석, '나 홀로 읽는 도덕경'
공자와 노자가 등장하기 직전에 만들어진 개념이 '덕德'이에요. 덕은 선행을 하는 태도라기보다는, 선행이 나오는 근본적인 힘, 즉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근거나 능력 같은 것입니다.
-55p
폭력을 제거하려면 기준을 없애야 하고, 기준을 없애려면 본질을 부정해야 하는 거죠. 노자는 세계를 비본질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기준이 태어나는 원점을 붕괴시킵니다.
-72p
노자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적으로 파악한 자연의 운행 원칙을 인간의 삶 속에서 구현하자고 주장하는 거예요.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정확하지 않으니까 노자 사상을 반문명론으로 오해하고, 문명 자체를 부정하는 삶을 매우 큰 깨달음에 이른 것으로 착각하죠.
-75p
최진석 선생님의 '건너가는 자'를 읽고 이어서 읽게 된 [나 홀로 읽는 도덕경].
먼저 읽은 책이 너무도 명쾌하게 다가와 기대감을 안고서 같은 저자의 책을 읽게 되었다.
기대감도 기대감이지만, 책의 구성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1부는 도덕경에 대한 독자와 저자의 문답으로, 2부는 도덕경 원문+번역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를 먼저 읽든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방해가 되지 않으니,
각자에 맞게 자율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실용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이 책의 엑기스는 1부라고 보는데,
저자의 답변뿐만 아니라 도덕경을 묻는 독자의 질문을 통해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현문 현답이 오가는 대화를 글로 좇다 보니, 질문자와 답변자
두 사람이 지닌 사유의 즐거움과 깊이가 나에게로 전해지는 듯했다.
또, 이전 책에서 느꼈던 최진석 선생님 특유의 간결 명료한 사유의 흐름을
다시금 이번 책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된 점도 만족감이 컸다.
(아!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어떻게 해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오묘한 도덕경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걸까?
철학을 공부한다는 건 시선을 깊어지게 하는 것이며
그 깊이만큼 선명해지게 하는 일,
추상에서 보다 구체적인 현실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이 아닐까?
철학이 철학에만 머물러있지 않아야 한다는
최진석 선생님의 뜻을 새겨 본다.
>>>
♬The Beatles | Let It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