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욕구에 솔직하지 못한 행동들을 해왔다.
나는 욕구를 유예시킴에 익숙해져 있었고,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갈피를 못 잡을 때도 많았다. 화가 났지만 드러내지 않았고, 거부감이 들었지만 받아주었고,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참곤 했다.
전환이 필요한 순간마다 꿈틀대는 무언가를 느꼈지만 내보내지 않았다. 이 정도면 미약하다 여기며 괜찮은 줄 알았다. 그렇지만 괜찮은 게 아니었다. 미약한 것도 아니었다. 미약하다고 느낀 건 단지 깊이 눌러 버렸기 때문이었다. 누른다고 넓어지는 게 아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계속해서 쌓여가는 데 누르는 것도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마음은 한 차례 무너지더니, 띄엄띄엄 그러나 속도가 붙으면서 차례차례 끝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작더라도 다 나름의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 쏟아져 내린, 지나치곤 했던 그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수많은 감정의 편린을 끄집어내 해방시키기로 했다.
미묘하게 좋은 건 하기로 했다. 미묘하게 싫은 건 안 하기로 했다. 미묘한 건 모두 '진짜'였다.
단순해 보이지만 세심함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의 욕구는, 본래 무수하고도 세심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