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상담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내가 워낙 간절했던 탓도 있겠지만, 선생님의 진심 어린 눈빛(눈빛으로 마음이 전해진다는 게 어찌 보면 개인의 착각일 수 있겠지만, 선생님께서 주시는 비언어/언어적 메시지를 미루어보건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과 꾹꾹 누르듯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전해지는 의지와 존중이 내 마음을 계속 울리기 때문이다.
커다란 종을 치면 소리는 멀리까지, 오래도록 그윽이 퍼져 나간다. 그처럼 선생님의 메시지는 내 심금을 울리더니 마음 곳곳을 쉼 없이 맴돌고 있는 것이다. 그 맴도는 메시지에 때론 귀 기울이며, 나에게 자문자답을 하곤 한다. 그렇게 되어지는 나 자신이 고마워,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에 북받쳐 애써 눈물을 삼키면서 말이다. 매일 눈물을 짤 수는 없지 않은가?
상담을 받기 시작한 후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차오른다. 이렇게 마음이 물렁해져도 괜찮은 걸까. 특히나 저번 상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내가 왜 그런 타이밍에서 눈물이 쏟아졌는지, 울면서도 너무 당혹스러웠다.
평소엔 눈물도 나지 않던 일이, 한번 눈물이 터지자 병원에서 뿐 아니라 잠들기 전까지 계속 차올라서 그 하루는 정말이지 영문도 모른 채 눈물의 홍수 속에 있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까지나 감정을 참아왔던 것인가. 슬픔을 억누르는 게, 내가 인지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습관이 되어온 것인가.
내 안엔 대체 얼마만큼의 슬픔이 잠자고 있는 건지, 또 상담하다가 어느 타이밍에 튀어나올 건지, 두렵기도 하지만 해방감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나를 마주할 날들이 열려 있다.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겠다는 선생님을 믿고, 한 인간으로서 유일무이하고도 다채로운 나를 속속들이 발견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