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퍼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제 Nov 02. 2023

초반엔 자기 전에

초반엔 자기 전에 신경안정제를 먹다가 이젠 먹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큰 어려움도 없고 마음이 동요될 때가 거의 없는데도 왜 잠은 깊이 못 자는지, 이상하게 꿈은 왜 찝찝한 꿈만 꾸는지 모르겠다.


체감하지 못해도 아직 불안감이 무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어서인 걸까. 내가 불안을 감추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무뎌져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걸까. 깊이 잠들지 못하는 내가 점점 불안해진다. 결국, 이렇게 불안은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야만 했던 게 아닌가 싶다.


-불안뿐이었나? 어떤 감정이든 그랬던 것 같다. 당시에 충분히 느끼지 못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아직 살아있는 '너의 것'이라며 알리기 위해 애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불안 같은 경우 잠이라는 수단을 통해 내게 모습을 나타낸 게 아닐까 싶다. 선생님께서 불안을 걱정하는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불안은 잘못된 감정이 아닌 나를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얼마나 당연한 감정인지 자신의 경험까지 공유해 주시던 선생님이셨다.


그래, 난 아직 괜찮지 않다. 


그렇지만 이건 당연한 것이지 거부해야 할 일은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같이 상담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