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받을수록 내 마음속 감정들이 꿈틀대며 쏟아져 나온다. 그간 묵혀놨던 희로애락이 뒤섞여 나에게 말을 걸려고 야단이다. 슬픔, 짜증, 분노, 서러움, 즐거움, 열정, 공허, 우울, 의기소침 ᆢᆢ
선생님은 내가 의식 차원은 잘 인지하고 있지만 무의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 그 무의식에 잠자고 있던 것들이 너도 나도 나오려고 야단인 것이다.
하나하나 살펴보고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찾는 과정은, 어렵고도 불편한 과정이다. 그래도 이게 나를 이루는 뿌리를 이해하여 궁극적으로 지속되어 온 문제를 치유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마치 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비한 기분이다. 나의 것임에도 인지하지 못해 낯설게만 느껴졌던 무의식, 아직 가보지 못한 거대한 우주 속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