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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Mar 16. 2024

세상은 마음에 대한 은유로 가득하다.

사람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빛줄기를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각 개인에게는 현자들에게서 나오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불빛보다 자기 마음 속에서 샘솟는 한 줄기 빛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에게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그 생각을 별로 주목하지 않고 그냥 무시해 버린다.


-랄프 왈도 에머슨



세상은 마음에 대한 은유로 가득하다.


해가 뜨고 지고, 별이 태어나고 죽고, 대지는 생명을 위로 솟아오르게 하며, 물은 아래로 흐르면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고귀한 것과 추한 것을 가장 밑바닥에 품는다.


사람은 자기 안에 있는 것 이상으로 보지 못한다.


무언가를 보고 감응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종교를 통해 우상을 만들고 섬기나, 신성을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주체가 자신임을 망각한다.


밖으로 향하는 믿음 이전에는 나로부터 시작된 직관적 앎이 있었다.


한계 없는 상상의 넓이, 생명의 고결함에 대한 앎, 창조의 욕구, 영원에 대한 애틋함, 뭐든 가능할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자신감, 무한히 뻗어 나가 사라져버리는 무아의 상태...


내가 원한다면 느끼지 못할 것은 없다.



예컨대 비가 오는 날,

나는 감상적이 되고 싶어 감상적이 될 수도, 들뜨고 싶어 들뜰 수도, 그리워하고 싶어 그리워할 수도 있고..


비를 알고 싶어 비가 된 나를 상상해볼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순간 나는 속이 텅 빈 빗줄기처럼 몸의 모든 통로가 열리며 경계가 사라진다.


세상은 마음에 대한 은유,

나에 대한 은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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