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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Apr 28. 2024

한량 예찬

이 한결같고 싱그러운 자연을 봐!

그와 달리 시대가 흐르며 변화하는 상식과, 물자와,

사람들의 신조를 봐!

즐길 것도 어여쁜 것도 달라지는

예측 불가한 이 희한한 세상을 봐!


짧은 인생 속속들이 누려도 모자랄 판

청춘을 고생으로 보내는 게

아깝지 않은가!

타고나길 한량


변변찮은 일들 전전하며

큰 뜻 있지만 작은 뜻이라도 내보일 수 있으니

하릴없이 그것만으로 감사합니다, 허허 웃고

아슬아슬 일상과 이상의 뜻 모두 놓지 못하는데


길을 걷다 열매가 내 손안에 툭 떨어지듯

아쉬울 만하면 생활의 허기 달래줄

요행들이 주어지네.


부모님 나를 사랑하는 맘 놓지 못하니

넉넉잖은 형편에도 마다않고 푼돈 쥐어주시고

정부 제도의 각종 도움과 사람의 친절과 알맞은 선물

적시에 들어오는 그 이치의 신비란!


본래 실리에 어둡기에 큰 감흥 없지만

나는 보고, 듣고, 감상하고, 마시고, 자며

누군가 보기에 별거란 게 없는데

마음만큼은 거창하게 탐미하며 살겠다는 한량의 자세

철없이 지켜갈 따름이었네.


내가 즐거이 보는 세상

아름답게 보고, 사랑하는 세상

나는 누릴 줄 아는 천생 한량이니

세상도 그걸 알아줄 테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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