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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Jul 10. 2024

제 목구멍을 물어뜯고 매달리는 뱀의 대가리를 물어뜯고

♬Sviatoslav Richter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제 목구멍을 물어뜯고 매달리는 뱀의 대가리를 물어뜯고 저 멀리 집어던진 젊은 양치기같이 우리는 인생의 급소를 물고 매달리는 불행의 대가리를 물어뜯고 저 멀리 집어던져야 한다. 웃어라! 웃음은 우리 머리 위에 씌워진 왕관이다. 자, 준비가 되었는가? "이 왕관, 장미꽃으로 엮은 이 왕관"을 쓰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무용수같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

-장석주,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삶의 모든 사건에 대해 긍정하는 자세를 갖도록 일깨우는, 니체의 이야기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의 저자에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방황의 시기 가슴속 물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준 운명적인 책이었고, 벼락이 내리꽂는 듯한 충격을 안긴 책이었다.


강도는 다르겠지만 나 역시 도전적이면서도 야생적인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니체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불씨가 되살아남을, 번쩍번쩍 정신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간 정신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나를 일깨웠던 것이다.


저자는 짜라투스트라, 아니 니체의 입을 빌려 불행이라는 뱀이 찾아오더라도 그 대가리를 물어뜯고, 웃음이라는 왕관을 쓴 뒤 미래를 향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이는 니체가 말한 정신의 발달 단계와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닥쳐온 운명을 낙타처럼 순응하기보다는 사자처럼 저항하고, 궁극적으로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되어 '놀이'같은 인생을 사는 것..!


어린아이처럼 사는 것은 곧 모든 한계를 초월하여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초인'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육신의 고통에 시달리며 모진 생을 살아왔던 니체, 그리고 그런 니체를 만나고부터 긴 방황을 끝내게 된 저자.


고통이 낳은 철학과, 철학이 낳은 치유의 힘을 두 사람의 인생을 통해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보기를,

그리고 '내면에 혼돈을 가진 사람만이 춤추는 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어진 고통을 끌어안고 '좋다! 한 번 더!'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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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iatoslav Richter |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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