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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Oct 05. 2020

비오는 휴일에는 감자채전

EP10. 계획대로 되지 않는 휴일, 양파장아찌와 감자채전 한 접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인생음식에 오랜만에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바로 만나보도록 할게요.



일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대충 먹고 카페 가서 시원한 라테 한잔하려 했는데, 에쿠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는 순간이었다. 에이~ 잠이나 더 잘까 무기력해짐을 느낀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휴일 아침은 유독 아쉽게 느껴진다. 누워서 TV를 보다가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면서 아들한테 감자전 해먹자고 제안해 봤다. "좋아요~"

오늘은 좀 색다르게 강판에 갈지 않고, 큰 감자 7개를 아주 고운 채칼에 밀어서 준비했다. 예쁜 색감을 위해 당근 반 개도 준비한다. 우리 집은 매운 걸 잘 못 먹으니까 청양고추는 1개만 씨를 빼서 준비했다. 채 썬 감자와 당근, 청양고추는 밀가루를 살짝 넣고 버무려준다. 소금도 한 꼬집 톡~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 듬뿍 두르고 반죽 한 국자 떠서 고루 펴준다. 양쪽 노릇노릇 구워지면 간장을 살짝 찍어서~~

강판에 갈아서 부칠 때는 부드러운 맛이 있었는데 채칼에 밀어서 부쳐서 인지 사각사각 씹히기도 하고 쫀득쫀득 맛이 있어서 훨씬 더 맛있었다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막걸리가 당긴다며 막걸리 한 병을 사온 아들은 감자전이 정말 맛있다며 몇 장을 더 먹었는지 모르겠다. 계속 젓가락을 입에 물고는 기다리면서 부쳐주는 대로 맛있게 먹는 아들의 모습에 흐린 날씨에도 기분이 좋았다.








감자채전&양파장아찌 재료 및 만드는 법


<양파장아찌>


-재료: 양파 3개, 청양고추 3개, 간장, 물, 식초, 설탕


1. 양파는 한 입 크기로 썰어두고, 청양고추는 어슷 썰어 둔다.

2. 간장 1, 물 1, 식초 1, 설탕 1.5 컵을 잘 섞어준다.

3. 밀폐용기에 썰어둔 양파와 고추를 넣고, 섞어둔 양념을 부어준다.



<감자채전>


-재료: 감자3개, 당근 1개, 양파 2개, 부침가루, 소금, 후추


1. 감자와 당근, 양파는 모두 채 썰어 준비한다.

2. 썰어둔 재료들을 모두 섞고 부침가루 1.5 숟가락, 소금과 후추를 한꼬집 넣어 섞는다.

3. 잘 달궈진 팬에 반죽을 적당량 올려 부쳐낸다.





휴일을 맞아 계획했던 것들이 틀어지면 참 기운이 빠지죠. 예정했던 시원한 라떼는 마실 수 없었지만, 대신 가족들과 오순도순 감자채전을 먹으며 기분 좋은 주말을 보내신 것 같아서 제가 다 즐거워지네요. 계획을 지킬 수 없으면 어때요. 계획한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음식은 음식과 관련된 어떤 사연도 환영합니다. 인생음식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추억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저녁, 쫀득하고 고소한 감자채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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