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낯선 식재료가 주는 즐거움, 두부면채소볶음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더운 여름을 걱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하늘은 높아지고, 바람은 선선해서 어디라도 당장 떠나고 싶은 날씨예요.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행은 커녕 제대로 된 나들이 한 번을 가기 힘든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위 말하는 랜선여행을 하곤 합니다. 예전에 다녀왔던 여행지에서의 사진을 보면서 추억팔이를 하거나 여행과 관련된 TV프로그램들을 보면서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요즘은 tvn의 여름방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두 배우가 낯선 곳에서 여행 같은 일상을 즐기는 어른이들의 홈캉스 리얼리티라는 프로그램의 설명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계획표에 맞춰 운동도 하고, 음식도 잘 챙겨먹고, 친구들이 놀러 오기도 하고. 별다르지 않은 소소한 여행 같은 일상을 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언젠가 이 프로그램에서 두부면에 채소들을 넣어 볶음을 만드는 걸 보게 됐는데, 일단 두부면이라는 식재료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했어요. 마트에 가 보니 프로그램에 나왔던 두부면이 있어서 파프리카와 버섯을 사서 똑같이 만들어봤습니다.
-재료: 두부면,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양파, 대파, 다진마늘, 소금, 후추, 간장, 고춧가루
1.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양파는 썰어둔다(곱지 않은 중간정도 크기)
2. 대파를 송송 썰어두고 기름에 가장 먼저 볶아준다.
3. 파 기름을 어느정도 내고 나면 다진마늘을 넣고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양파를 넣고 볶는다.
4. 두부면은 물기를 빼서 준비해두고, 재료들이 어느정도 볶아지면 함께 볶는다.
5. 간장2, 소금약간, 고춧가루2, 후춧가루 톡톡 넣고 잘 볶아준다.
두부면은 제가 생각한 것만큼 두부의 고소함이 가득하진 않았는데 식감은 얼핏 유부 같지만 유부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서 담백함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조리가 간편하고 붇지 않는 점,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란 점 때문에 앞으로도 종종 애용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사실 방송을 볼 땐 ‘저거 PPL이구나?’라는 생각에 반신반의 했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식재료를 알게 되어즐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채소들과의 조합도 좋았지만 오징어 같은 해산물과도 제법 어울릴 것 같아서 다음엔 다른 재료들로 또 다른 음식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안그래도 똑같은 일상이 코로나 때문에 더욱 틀에 박혀버린 것 같은 요즘, 낯선 식재료가 주는 작은 즐거움으로 하루의 답답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즐거움이 필요하시다면, 여기에 건강함까지 더할 수 있는 두부면채소볶음을 추천합니다.
오늘 저녁, 건강함 가득한 '두부면채소볶음'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