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8. 혼자 만든 김치는 처음이라, 자취생의 양배추 김치 한 접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냉장고 속 재료를 어떻게 처리하지.’ 하는 생각은 많은 자취생들의 고민 중 하나입니다. 큰 마음먹고 음식을 만들려고 장을 보면 꼭 재료가 남기 마련이거든요. 딱 필요한 만큼 사면 좋긴 한데, 그럴 수 없는 재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처치 곤란한 자취생의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지난주 인생 음식에서 어묵 물회를 만들었는데, 물회 위에 올릴 채소 중 양배추가 있었거든요. 사실 양배추가 없어도 그만이긴 하지만,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을 포기할 수 없어서 마트에서 반통짜리 양배추를 샀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도 훨씬 적은 양만 필요했고, 남은 양배추는 쓸모가 없었어요. 그리 긴 시간 보관할 수 없는 식재료라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인터넷에서 양배추 김치를 봤던 게 생각났습니다. 검색을 해 봤더니 양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간단하게 김치 양념을 만들고 버무리면 끝이더라고요. ‘김치’라고 하면 굉장히 복잡할 것 같았는데 절이는 시간 동안 양념을 만들면 되니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고요.
그동안 엄마가 김치를 만들 때 옆에서 돕긴 했지만 혼자 김치를 만드는 건 처음이라 아무리 간단한 레시피여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맛은 있을지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제 입맛에 딱 맞는 김치를 만들 수 있어서 식재료도 처리하고,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이 맛있을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최고잖아요. 그 기분 좋음을 오래 느끼고 싶어서 저는 후다닥 간장계란밥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간장계란밥 한 숟가락 뜨고 그 위에 빨간 양배추 김치 한 조각 올려 먹으니 간소하긴 하지만 제대로 한 끼를 챙겨 먹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평소 익숙한 배추나 무로 담근 김치와는 조금 다르지만 달큼한 양배추가 김치 양념과 어우러지는 그 맛은 마치 겉절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색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김치를 맛보고 싶다면, 또는 냉장고에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양배추가 있다면 오늘은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보세요. 맛은 제가 보장할게요.
-재료: 양배추 1/4, 쪽파 50g, 소금,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진 양파, 매실액, 액젓, 설탕, 통깨.
1. 양배추는 한 입 크기로 썰고, 쪽파는 약 3cm 정도로 썰어둔다.
2. 물 반 컵, 소금 네 숟가락을 넣고 소금물을 만들고 썰어둔 양배추를 30분간 절인 후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3. 고춧가루 4, 다진 마늘 4, 다진 양파 5, 매실액 2, 액젓 2, 설탕 1, 소금 약간을 넣어 김치 양념을 만든다.
4. 양배추에 만들어둔 양념을 먼저 넣어 섞고, 쪽파를 넣어 버무린 뒤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오늘 저녁, 아삭하고 달큼한 '양배추 김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