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성장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40대 남자가 손발이 크다며 내원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얼굴이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혹시 호르몬에 이상이 있나 걱정이 되어 왔다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이상은 없어 보였고, 원래 키가 청소년 때부터 컸었고 손발도 비교적 컸었다고 했다.
얼굴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물어보니 전반적으로 붓는 양상으로 커진다고 했다.
호르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떨어져 보였으나, 혈액 속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기로 했다.
특히 소마트로핀이라고 불리는 성장호르몬이 과도하지 않은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앞서 다뤘던 유즙분비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뇌하수체에서 생성되어 간헐적으로 분비된다.
아마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장기에 일찍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장호르몬과 관련이 있는데, 성장호르몬이 주로 밤에 잘 때 많이 분비가 되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호르몬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장부진을 치료하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후에도 성장호르몬이 너무 많이 생산된다면 거인증이 생길 수 있다.
거인증이란 신체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손과 발, 그리고 코와 턱, 귀와 같은
신체 말단이 눈에 띄게 커지는 질병으로 말단비대증이라고도 불린다.
거인증 또는 말단비대증이 의심된다면 성장호르몬과 IGF-1 수치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혈액검사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성장호르몬 수치는 사춘기 이전에는 1-10ng/ml, 이후에는 0.8ng/ml가 정상 수치이고,
IGF-1 (성장호르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간에서 분비)의 정상 수치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다행히도 이 40대 남자에서는 성장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확인되었고,
호르몬에 이상은 없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어린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성장호르몬.
하지만 이 호르몬이 정말 필요한 아이들이 아닌 성인들에 의해 남용 그리고 오용되고 있다.
과연 어떤 용도로 사용되길래 문제가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