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e Oct 03. 2019

'작가의 벽'을 날려버리는 법

혼자 일어나기 버겁다면

추위가 오고 있다. 그 말은 즉, 스키 시즌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글쓰기 매거진에 웬 뜬금없는 스키 얘기인가 싶지만, 다 이유가 있다. 오늘의 퀴즈! 보드를 배울 때 맨 처음 익혀야 하는 것은? 낙엽 자세? 땡! 방향 전환 방법? 그것도 땡! 바로 ‘넘어지고 일어서는 방법’이다. 보호대를 갖춘 후,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과 미끄러지지 않고 혼자 일어서는 방법을 온몸에 멍이 들도록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에 보드를 타다 넘어질 때 뼈가 부러지거나 뇌진탕이 오는 사고를 피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 오늘은 ‘넘어지고 일어나는 방법’에 대해 쓰겠다는 이야기다.


‘작가의 벽’(writer’s block)은 생각보다 빨리 우릴 덮친다. 거창한 이름 덕에 대작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 같지만 시작한 지 몇 개월 안 된 작가도 똑같. 그래도 나 정도면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어, 벽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들 때. 구독자가 늘지 않을 때. 어쩌다 하나 달린 댓글이 악플일 때. 일련의 사건으로 의기소침해지면 내 글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자기 의심이 쌓이고 쌓여 ‘에잇! 때려치워!’하고 브런치 앱을 지우고 나면... 사이다를 마신 듯 잠시 통쾌하다가 허무하다.


그럴 땐 우선 쉬어야 한다. 연료가 동 난 자동차처럼 뇌가 움직이길 거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음 편히 먹고 쉬자. 간간이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며 재충전을 하다 보면 글감이 차오른다. 다시 글을 쓰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부르릉~털썩!' 시동이 걸리다 멈춘다.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이럴 땐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1. 그룹에 속하기

강제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그룹에 들어가자. 최근에 -유무료, 온오프라인 막론하고- 글쓰기 모임이 많아졌다. 일단 다른 사람에게 ‘나 글 쓸 거예요!’하고 공표하면 몇 줄이라도 꾸역꾸역 글이 써지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가까운 지인은 나중으로 미루자. 자기 검열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남의 글을 보면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 또한 다들 한 번씩 작가의 벽을 경험해본지라 조언과 응원도 받을 수 있다.   


2. 내 글 팔기

전문 작가가 아니어도 내 글을 팔 수 있는 곳은 많다. 서평이라면 포트 판매 사이트에, 에세이라면 라디오 사연에, 픽션이라면 문학 공모전 등. 기존에 가지고 있는 글을 조금 각색해서 팔자. 당장 성과는 없더라도 내 글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해보는 것만으로 쓸 의욕이 생긴다. 거기에 더해, 공모전에서 던져준 주제를 목표로 새로운 글을 시작할 수도 있다.   


3. 동기 찾기

이번 기회에 잠시 멈춰 내가 왜 글을 쓰는지 동기를 명확히 하자. 유명해지기 위한 것인지? 내적 치유 혹은 발전을 위한 것인지? 전자라면 대중이 좋아할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글을 일관성 있게 끌고 가야 한다. 후자라면 나 자신을 어떻게 하면 더 깊고 다양하게 탐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면 슬럼프가 또 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4. 자학과 자뻑 사이 적당한 지점 찾기

내 글을 사랑하자. ‘글은 내 자식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남들이 뭐라든 나는 내 자식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하되 못난 부분도 왜곡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내 글은 최고지만, 배우면 세계 최고’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른 이의 글에서 배우고, 조언을 구하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벽은 무너지고 없을 것이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우리는 오래 남아 글을 써야 한다. 지속하다 보면 내가 글을 쓰는 진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넘어져도 교훈 하나 주워 다시 일어나길, 당신도 작가의 벽을 디딤판 삼아 날아오 수 있원한다.


'글을 쓰고 싶다면, 정말로 뭔가를 창조하고 싶다면, 넘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알레그라 굿맨


Q) 가슴을 울리는 '작가의 벽'에 관한 명언을 프린트 해 책상에 붙여보세요!




다음 매거진 글은 '글로 밥 벌어먹는 여자' 작가님의 <32만 명이 읽은 서평의 비밀>입니다. 서평 장인, 글밥 작가님의 색다른 서평 쓰기 비법을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하세요!-참고는'우리가 코스트코를 갈 수밖에 없는 이유'-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지금 《매일 쓰다 보니 작가》글을 추천드립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단단하게 다진 작가의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매거진 구독 부탁드릴게요.




Photo (c) by Nik Shuliahin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