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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니 Feb 10. 2023

토익 점수가 없어도 직장인으로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이걸 모르면 빛나는 인생을 살려다가 빚많은 인생이 됩니다. 낮에는 택배 포장 알바를 하고 저녁에는 클럽 VVIP로 춤과 향락에 미쳐있는 클럽 푸어, 월세 45만 원짜리 집에 살면서, 월 200만 원씩이나 하는 유지비를 내며 포르쉐를 모는 카푸어, 2년 동안 음식에만 7,000만 원을 쓴 미슐랭푸어. 자녀 사교육에 월 300만 원씩 쓰는 에듀푸어, 우리나라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푸어족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과시적인 소비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수익 창출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려고 하기에 지속 가능하지 못합니다. 빚까지 지는 경우도 흔해서 가난을 끌어당기기도 하죠. 과소비의 뒷면에는 타인한테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인정과 찬사를 느끼고 싶어하는 인정욕이 있습니다. 

제가 특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에듀푸어에요. 교육은 원래 리스크가 거의 없고, 투자수익률이 무한대인 항목입니다. 교육을 받았다면 타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각과 능력을 확실히 갖춰야 하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본질은 망각한 채로 수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쏟아붓고도 아무런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지 못한 경우도 있어요. 석사, 박사를 취득했지만 실전 능력은 오히려 학부생보다 떨어질 때도 있죠. 오히려 석.박사라는 타이틀에 취해서 진실에 눈과 귀를 닫아버리고 실전에서 통하는 지식은 경시하기도 하죠. 핵심은 여러분이 실전에서 통하는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이지,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 자격증을 갖췄는지 따위가 아닙니다. 그러니 최우선적으로 실전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세요. 

실전 능력을 갖추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드릴게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저자 김정태씨는 학부에서 역사를 전공했어요. 역사가 비인기 전공이다 보니 국내에서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죠. 그러다가 UN에서 홍보 담당자를 뽑는다는 구직 공고를 보고 원서를 제출합니다. UN에서 직원을 뽑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몰렸을지 쉽게 상상이 되실 거예요. 내노라하는 유수 대학의 고학력자들이 한 곳에 모였어요. UN과 어울리지 않은 역사학과 졸업자인 김정태씨는 객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었지만 비장의 카드가 있었어요. 바로 자신이 온라인 매체에서 2년 동안 써왔던 수많은 기사들이었어요. 돈을 받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2년 동안 써온 모든 온라인 기사를 인쇄한 다음에 정성스레 정리해서 채용담당자한테 전달한 것이죠. 

UN의 홍보 담당자를 채용하다 보니 실무 능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글쓰기,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했고, 김정태씨는 2년 동안의 실전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해당 직무에 매우 적합한 인재임을 증명했어요. 아무리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 석사, 박사를 나온 사람도 실전 능력을 증명한 사람 앞에서는 한수 접을 수밖에 없었죠. 여러분이 회사나 조직에 분명히 필요한 존재임을 실전 능력으로 증명하면,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하지 않아요. 무슨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을 것이며, 당신이 갖춘 능력을 높이 살 것이에요. 


심지어 학벌도 없고, 흔한 토익 점수가 없더라도 실전 능력만 검증되면 대기업에서도 중용을 받을 수 있어요. 2007년에 군대를 갓 제대한 정해영씨는 아침 일찍 기상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유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서 알바를 해요. 그리고 2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전 7시 정시에 기계처럼 출근하죠. 같은 사무실을 쓰던 강정현 과장은 처음에는 하다가 말겠지 했는데, 결국 모든 사무실 직원들이 정해영씨의 성실함에 빠져버렸다고 고백합니다. 단순히 출근 시간만 성실히 지킨 게 아니라 근무 태도도 혀를 내두를 수준이었다고 하죠. 2년 동안 실전 능력을 증명한 정해영씨한테 삼성테스코는 정규직이라는 선물을 줍니다. 알바생을 사무직 직원으로 채용한 경우는 당시 삼성테스코에서 파격적인 인사 결정이었죠. 심지어 대학 졸업도 1년이나 남은 무스펙 학생이었지만, 2년 동안 실전 능력을 검증해서 파격적인 기회를 얻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아무것도 없어도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이런 희망고문을 드리는 게 아니에요. 허세 가득한 과시용 지식이나 학벌이 아닌 실전 능력을 키우고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항상 본질을 기억하고 사셔야 해요. 내가 아무리 높은 학벌에 자격증을 주렁주렁 들고 있어도, 조직의 문제를 해결해낼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것들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언제나 본질을 중시하고, 실전 능력들을 키우기 위해 몸부림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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