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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May 17. 2017

나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식사법

채식해도 괜찮아 - 3

지구는 둥글다.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계 행성들은 둥글다. 학자들은 충분히 큰 질량과 자체 중력 때문에 태양계 행성들이 둥근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둥글다'는 원(Circle)이며 시작과 끝이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뜻한다. 지구라는 행성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연결되어 있다. 이는 당신의 몸이 37조 개 세포로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같다.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분도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세계(Global)화에 속해 있으면서 그 자체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가 먹거리를 대하거나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지구의 환경, 인류, 동물 그리고 개인의 삶 모두 영향을 받는다. 앞서 <채식해도 괜찮아: 몸 살리는 채식, 편견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지구와 인간을 해치는 목숨 건 육식! 꼭 해야 하나?>에서 채식과 육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채식은 단지 채소만을 먹는 것도, 건강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결국 '채식은 단지 채소만 먹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지구라는 행성의 땅에서 자라는 곡류, 콩류, 견과류, 종실류, 채소류, 과일류를 비롯해 바다에서 자라는 식물인 해조류를 먹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연식'을 말하는 것이다.

자연식은 채식을 포함해 가공이 아닌 자연의 것을 먹자는 것으로 인간의 건강, 동물, 지구의 환경에도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편견과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것은 채식을 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일 뿐 전부가 아니다. 그렇다면 채식을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채식 운동의 확산: '공장식 축산'의 인류 위협 경고

채식 운동이 확산된 배경에는 '공장식 축산'이라 불리는 비동물적이며, 비인간적인 육류 생산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채식 운동은 공장식 축산의 개선을 통해 소, 돼지, 닭이 공산품이 아닌 생명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전에 생명을 가진 동물이며, 인권이 중요하듯 동물권 역시 중요하다. 

현대식 원형축사는 마치 푸코의 원형 감옥을 연상케 한다. 당신이라면 원형 감옥에 갇혀 평생을 살고 싶은가? 

주의: 몇몇 이미지는 지나치게 생생할 수 있음.


동물에게 사용하는 항생제와 호르몬제 등의 약물 사용을 자제하고, 유전자 변형 옥수수나 동물 뼈를 갈아 사료로 쓰지 않고,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개선해 인류를 위협하는 각종 전염병(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과 신종 바이러스(신종플루)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자는 것에 있다. 이는 단순히 동물에 대한 연민을 넘어 인간, 동물, 환경 모두를 건강하게 만들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진보 가치의 확산에 있다. 


채식과 자연식의 확산은 운동이고 움직임이며 건강과 공존을 추구하는 동시에 비폭력적이며 자연친화적이다. 반면 육식의 확산은 상업적이고 산업화이며 건강을 위협하는 풍요병인 동시에 폭력적이고 환경 파괴적인 측면이 강하다. 전자는 생명을 존중하고 공존을 모색하지만 후자는 생명을 소모품 또는 공산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짙고 이익만을 모색한다. 


당신은 인간이라는 생명체로써 존중받고 싶은가? 아니면 소모품으로 취급받고 싶은가? 당신은 약물 남용을 원치 않을 것이며, 같은 종족인 사람을 먹지도 않을 것이다. (성분표기가 정확하다면)가공식품이나 유전자 변형식품 섭취를 자제할 것이며, 미세먼지나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길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생명을 가진 지구 상의 모든 동물도 마찬가지 아닐까? 

동물들은 인류의 가장 폭력적인 면의 희생물이자 불행한 노예이다.
– 존 스튜어트 밀 (철학자) 

공장식 축산에 대해 <생명체학대 방지포럼: 비참한 공장식 축산의 실태와 개선방안은?>에서 내놓은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동물 대신 인간을 대입해보면 왜 우리가 동물 복지를 생각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공중보건, 동물복지, 식품안전, 농촌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공장식 축산업의 배후 다국적 거대 축산기업의 무절제한 이윤추구 감시 및 규제

비인도적 동물학대 및 비인도적 도축 금지

지나친 항생제 오남용 및 호르몬제 등 사용 규제

공장식 축산을 통한 환경오염 규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식문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

그리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인류가 어떤 방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음(개인의 채식, 육식, 잡식 취향의 선호와 법, 제도, 문화에 대한 고찰 필요)"으로 끝을 맺고 있다. 

지속 가능한 지구 

지구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고 있는 행성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온전하게 사용하고 넘겨주어야 한다. 지구 위에 있는 자연과 생명체를 함부로 대하게 되면 인간도 화를 입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광우병, 신종 플루, 조류 독감, 구제역 파동을 겪었다. 이런 사태는 동물을 생명이 아닌 공산품쯤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들'의 공통점

한국은 서양의 나라들과 비교해 육류 섭취가 아직은 높지 않지만, 서구식 식단의 영향을 받아 육류 섭취량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바람으로 고기 섭취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반영하듯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도 늘어났다(참고: 당신의 '대장'은 안녕하십니까?). 더불어 비만, 각종 비전염성 질환의 증가로 이어졌다.


때마침 한국에서 채식 바람이 분 것은 2002년으로 SBS에서 방영된 3부작 다큐멘터리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자연식 밥상'을 주제로 다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채식과 자연식 식단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방송 외에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같은 해 공장식 축산과 육식의 폐해에 대해 쓴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 역시 이 즈음 관련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음식혁명>을 통해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채식이나 자연식이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공장식 축산의 문제와 환경, 동물복지 등 채식 운동이 추구하는 본연의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채식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은 남아 있다. 그러한 편견과 선입견은 다국적 거대 축산기업이 대중 매체와 결합해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다(유제품과 육류, 가금류 광고는 매체에서 접할 수 있다. 반면 채소와 과일 광고를 본 적 있는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은 육류가 아닌 다른 음식물에서 모두 섭취할 수 있지. 오늘날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채식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는데, 이것은 대중 매체가 조작한 이미지에 불과하네. 그런데 이렇게 이상한 사람으로 간주된 사람들이 대충 어떤 사람들인지 아는가? 역사적으로 유명한 대 사상가나 철학자들일세.

고대 그리스에는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플라톤이 있고, 근대의 위인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헨리 데이빗 소로,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 벤저민 프랭클린, 조지 버나드 쇼, 레오 톨스토이, H.G.웰즈, 마트 트웨인, 볼테르, 간디 등이 있지. 이상한 사람이 많지 않은가! 그러나 명심할 것은 이들 대다수가 건강하게 장수했다는 걸세. - 애덤 잭슨의 <건강의 비밀> 中에서

역사적으로 유명했거나 동시대를 살아가는 유명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엔 채식 혹은 자연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동시에 건강의 관점에서도 채식 위주의 식사가 육식 위주의 식사보다 훨씬 유익하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개인의 건강 차원을 넘어 지구 상에 공존해야 할 인류와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까지 이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이상적인 국가가 시작될 때 육식이라는 것은 없었다. 
-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고기를 먹는 자는 깨달음을 절대 얻지 못할 것이라고, 고기를 먹으며 진리를 얻는다는 자는 거짓된 귀신무리들이다(수능엄경).

예수: 의인은 그 동물의 생명을 돌아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이니라(잠언 12:10).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고린도전서 8:13).

피타고라스: 내면의 언어는 사람과 동물이 같다. 19세기 초에 채식인(Vegetrarian)이라는 낱말이 고안되기 전까지 식물만을 먹는 식이가 ‘피타고라스 식사법’이라고 불린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피타고라스는 서구 채식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소크라테스: 고기를 먹고 산다면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의사를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글라우콘과의 대화 中에서).

플라톤: 바른 정치는 채식 생활에서 시작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고기를 먹는 것이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으며, 육식동물에게조차 다른 동물의 살을 먹는 것이 옳지 않다. 

뉴턴: 그는 동물의 살을 거의 먹지 않았고 주로 묽은 채소 수프, 채소와 과일을 늘 양껏 먹었다(The Last Sorcerer 中에서).

간디: 간디는 당시에 볼 수 있었던 채식주의에 관한 모든 책을 사서 읽었다고 기록한다.


당신도 세미 베지테리안이 될 수 있다.

며칠 전 온라인에서는 한국 나이로 70세가 된 실베스터 스탤론의 몸매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전히 멋진 복근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육체파 액션 배우의 대명사인 실베스터 스탤론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대표적인 세미 베지테리안(Semi-vegetarian)이다. 

1946년 생인 실베스터 스탤론은 나이 70세에 엄청난 근육질의 몸을 유지하고 있다. 세미 베지테리언인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의 저서 <실베스터 스탤론의 몸 만들기> 중에서

세계적으로도 정치가, 기업가, 배우, 운동선수 등 유명인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연식 혹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건강이나 몸매 관리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 환경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소셜테이너(Socialtainer)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 유명인 중에는 이효리와 김제동이 대표적이다. 이효리는 한우 홍보대사 계약을 종료함과 동시에 육식을 끊고 모피를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동물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과 만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고기를 먹지 않는 날로

이처럼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들과 현재 유명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채식 혹은 자연식을 한다는 것에 있다. 그들은 항상 채식을 해왔거나 기존 식습관에서 채식으로 바꾸었다는 사실이다. 왜 굳이 그들이 채식을 해왔고, 기존의 육식 식단에서 채식으로 바꿨을까? 그리고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거나 앓은 후에 기존 식습관을 버리고, 채식이나 자연식으로 전환을 할까? 앞서 이야기했지만 건강과 공존을 위해서다.


채식이라면 채소나 과일만 먹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역시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세미 베지테리안일 가능성이 높다. 채식이나 자연식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식습관이 아니다. 인간 본연의 식습관이다. 고기를 먹는 것이 인간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렇게 말했다. 

운동을 가볍게 하고, 식이에 신경을 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다시 말해 인간 본연의 모습인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자연의 것을 먹는 것이 바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채식과 자연식은 우리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와 지구의 건강을 위해 좋은 것이다. 육식과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어나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100% 육식을 금하고, 가공식품을 먹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당장 별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육류와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어날수록 당신은 서서히 병들어 갈 것이다. 동물과 지구 역시 마찬가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닥칠 건강상의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줄이자는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일체의 육류, 가금류, 난류는 먹지 않는 날로 정해도 좋다.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의 제안 계기로 시작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은 한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아래 사이트는 <고기 없는 월요일>의 한국 사이트다. 

동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을 식탁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을 지금보다 더 늘리면 된다. 그리고 이왕 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건강하게 잘 자란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 이왕 가공식품이나 변형식품을 먹어야 한다면 상업적인 논리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9년 동안 변하지 않던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것들이 일주일 사이에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것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했다.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단 한 표에 의해서 말이다. 어색하더라도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갈구했던 본연의 모습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 100년 동안 사용할 몸 건강과 더불어 인류와 모든 생명체와 지구의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 식단 중 10%만 육류나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보는 건 어떨까?


덧: 온난화를 막고 지구를 구하고 싶다면 다음 기사를 참고할 것 <기후변화 막고 지구를 구하고 싶은가? 그럼 채식주의자가 돼라>  


참고 1: <역사 속의 채식인 - 피타고라스에서 뉴턴까지> 이광조 지음, 살림(2008)

참고 2: <실베스터 스탤론의 몸만들기> 실베스터 스탤론 지음, 정연희 옮김, 사람과책(2006)

참고 3: <건강의 비밀 - 건강한 삶을 창조하는 10번의 만남 & 10가지 비밀> 애덤 잭슨 지음, 장연 옮김, 씽크뱅크(2009)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저자]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NSCA-CPT, 스포츠 영양 코치, 생활스포츠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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