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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Sep 28. 2021

[운동 안내서] 무한한 춤을 추는 세포

생명현상을 만드는 무한한 춤과 변주곡의 주인공과의 만남

물질만 있던 우주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초신성의 작품들: 생명탄생의 신비와 진화의 빅뱅>에서 이야기했다. 빅뱅으로 물질과 빛이 탄생하고, 이 둘이 지구에서 만남으로 인해 45억 년 전 어느 날 모든 생명의 공통조상인 원핵세포 루카가 출현했다. 물질에 생명이 깃든 순간이며 자신의 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끝없는 순환운동인 진화의 결정적 장면은 22억 년 전 진핵세포의 등장이다. 이후 진화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했다. 진화과정 자체는 유전자가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주변 환경의 변화를 내부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가진 세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미생물에서 어류를 거쳐 영장류에 이르는 몇 십억 년의 과정이 우리 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세포, 기관, 유전자나 DNA는 30억 년 이상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가 나머지 자연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지구의 생명체, 그리고 지구 그 자체와 이어져 있습니다. 뼛속까지 말이죠.

- 미국 시카고 대학 고생물학자 닐 슈빈(Neil Shubin) 교수, EBS 다큐프라임《생명 40억 년의 비밀: 6부 생명의 재구성》중에서 


지구 상 모든 생명체의 조직을 들여다보면 생명을 정의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자 도킨스가 말한 

생명현상을 만드는 무한한 춤과 변주곡의 주인공

인 세포를  만나게 된다. 무한히 변형하는 세포의 춤, 즉 체세포 분열과 움직임을 통해 다세포로 모이고 여러 가지 전기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우리 몸 그리고 움직임과 의식이다. 무작위로 추출한 세포 하나를 보여주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개나 고양이의 세포인지, 거북이나 거미인지, 집파리인지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다.


사람과 집파리의 세포는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유는 모든 다세포 생물은 공통조상 루카의 직계 후손으로, 조상이 같으니 세포 구조가 비슷한 것이다. 연체동물과 난초의 기원을 추적하다 보면 각기 다른 출발점에 도달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에 의하면 모든 생명체의 기원은 하나의 공통 조상으로 수렴한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두 가지 특징이 이 사실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한다. 바로 정보와 에너지다. 세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생명체의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하다. 세포핵 안에 들어 있는 이중나선 구조의 DNA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 DNA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이다. DNA는 그저 우리를 만드는 설명서일 뿐이다. 


또한 모든 생명체에서 세포가 에너지를 입수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도 거의 동일하다.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 만물은 진동하고 있다고 했다. 진동은 우주의 근원적 움직임이고, 세포 역시 (운동 단백질에 의한) 근원적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세포의 움직임을 가능케 한 것은 에너지의 변환이며, 세포의 무한 변형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時空의 구조를 결정하듯이, 생체에너지 ATP가 세포의 구성 형태를 변화시켜준다. 그 에너지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합성한다.


우리 몸속 건축물


이처럼 미생물에서 인류에 이르기까지 기본 메커니즘과 구성 요소가 거의 같다는 사실은 분자생물학이 밝혀냈으며,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생명현상은 정보(DNA)와 에너지(ATP 합성효소)라는 주제와 그 주제에서 나오는 세포의 무한 변화라는 변주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변주곡이 나올 때마다 단 하나의 주제를 생각하면 된다. 바로 세포! 몸ㆍ움직임ㆍ마음ㆍ의식ㆍ생각ㆍ질병ㆍ환경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세포를 알면 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세포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세포가 생명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명은 움직임인 동시에 의식이며 곧 ‘나’이다. 조금 더 우리 몸속 세포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이건 세포예요. 모든 세포는 기존에 존재하는 세포에서 태어나죠. 즉, 모든 세포는 하나의 세포에서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지구 상에 존재하던 단 하나의 유기체, 전 우주에서 하나뿐일 수도 있겠네요. 약 40억 년 전 그 하나는 둘이 되고, 둘은 넷이 되었죠. 8, 16, 32…
이렇게 쌍으로 분열되는 리듬이 모든 생물의 구조가 되었어요. 그렇게 식물, 해양 생물, 육상 생물이 탄생하고 인간이 탄생했죠. 이 구조가 모든 살아있는 존재이자, 언젠가는 죽는 존재를 형성하고 있는 거예요.”

– 생물학자 리나의 대사,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중에서


몸을 이루는 진동하는 원자 혹은 그보다 더 작은 춤추는 에너지 실인 초끈을 살아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기본 구성단위일 뿐이며, 생명의 기원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자연화학적 반응인지 열수분출공에서 발생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생명의 기본 단위가 세포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세포는 각자의 주어진 역할로 분주한 리보솜과 단백질ㆍDNAㆍRNAㆍ미토콘드리아와 그 밖의 미세한 것들로 가득하지만, 어느 것도 그 자체로는 살아 있지 않다. 세포 자체는 그것들을 담고 있는 일종의 작은 방, 즉 막이며 그 막 자체도 다른 막들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수수께끼지만,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든 하나로 모이면 우리 몸을 이루고 생명을 가지게 된다. 한마디로 생명현상은 세포의 작용이며 우리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세포는 복잡한 분자 대화가 많은 시끄러운 장소" ©RUSSELL KIGHTLEY [이미지 출처: SCIENCEMAG.ORG]

인간이 만든 그 어떤 물건이나 장치보다 정밀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세포 속을 확대하면 서울 도심보다 복잡하다. 도로와 지하철이 깔려 있거나 우편배달과 택배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느낌이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기관이 있고, 그 사이를 단백질이 마치 인간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의 활동과 대사를 통해 구조체가 성립되는 것이어서, 그것이 위협받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소멸된다.

아마 가장 놀라운 부분은 세포에 관리자가 전혀 없다는 점일 것이다. 세포의 각 성분은 다른 성분들로부터 오는 신호에 반응한다. 이 모든 성분들은 아주 많은 범퍼카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서로 부딪히고 뒤엉키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이 모든 무작위 운동들로부터 매끄럽고 조화로운 활동이 출현한다. 세포 속 전체에서만이 아니라, 당신 개인의 우주인 몸의 각 부위들에서도 세포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몸 전체를 조화롭게 움직인다.

- 빌 브라이슨의 <바디: 우리 몸 안내서> 중에서

이처럼 세포는 살아 있는 생명의 최소 단위인 동시에 인체의 기본 기능 단위로 인체를 건축하는 벽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역학적 원자ㆍ분자의 언어로만 생명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춤추는 에너지 실: 운동하는 입자>에서 이야기했듯이 생명에는 계층이 있다. 생명의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에도 분열 방법에 따라 3단계의 계층으로 나뉜다. 이분법으로 분열하는 원핵세포 그리고 진핵세포이면서 감수분열 하는 배수체세포와 유사분열 하는 이베체세포가 있다. 


우리 몸에는 적어도 약 210여 종에 이르는 세포가 있고, 이 세포들은 각각 이름이 있다. 몇 종류만 나열해보면 각화 상피세포ㆍ층화 된 장벽 상피세포ㆍ외분비 상피세포ㆍ호르몬 분비세포ㆍ감각세포ㆍ자율신경세포ㆍ수정체세포ㆍ색소세포ㆍ생식세포…. 그리고 새롭게 발견되는 세포 종류도 있다. 예를 들어 임파구에는 현재 10가지가 넘는 다른 종류의 세포가 포함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세포들은 몸속 부위마다 다른 크기를 가지며 각기 다른 밀도로 성장한다. 


세포는 매우 작아서 대표적인 세포의 지름은 약 1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다. 지름이 8㎛인 적혈구세포, 22㎛인 간세포에서 거의 100㎛에 이르는 사람의 세포 중 가장 큰 성숙한 난자에 이르기까지 세포의 모양과 크기는 다양하다. 가장 큰 세포조차 우리 머리카락보다 굵지 않으며, 세포마다 각자 위치한 조직과 기능에 맞게 최적의 크기를 유지한다. 같은 조직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세포끼리는 비슷한 크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재다능한 세포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는 엄청나게 다재다능하다. 어떤 세포는 피부나 입안 점막같이 모여서 핀을 이루며, 어떤 세포는 지방세포나 근육세포처럼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세포는 놀라우리만큼 다양하지만 공통점도 많다. 세포의 공통적인 특징에는 양친매성[0]의 인지질이라는 2중층 기름막인 (필요한 것은 받아들이고, 필요 없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선택적 투과성의) 세포막(Cell Membrane), 통제 사령부인 핵(Nucleus), 생명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유전물질, 즉 유전체(Genome, 유전자와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세포핵과 미토콘드리아이다. 세포핵 속 유전체는 선형 선형 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46개의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22쌍은 상염색체이고, 1쌍은 성염색체이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는 핵 안의 선형 DNA와 구별되는 원형 DNA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핵 염색체에 비해 매우 작지만, 미토콘드리아에서의 에너지 생산과 특정 tRNA들의 생성과 관련된 13개의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다.[1]  특히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성을 하는 발전소로 우리 몸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를 담고 있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는 인체의 기본 기능 단위로 인체를 건축하는 벽돌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다재다능한 세포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물질대사(Metabolism)를 한다. 세포는 강렬한 속도로 대사를 진행하면서 안정을 유지한다. 하지만 삼투압 균형이 조금이라도 무너지면 한순간에 분해돼 버린다. 세포는 지구환경의 변동에 대응하면서 균형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사 경로를 다수 확보한 채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폭에서 한 걸음만 비켜서면 죽는다. 세포도 그걸 알고 있다. 만약 우리가 비에 녹아버리는 존재라면 비를 맞지 않도록 노력할 것처럼 세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매일 시시각각 상황에 대처하면서 끊임없이 대사를 한다.


세포마다 영양소를 분해하여 새로운 단백질이나 핵산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을 세포대사(Cell Metabolism)라고 한다. 세포는 다양한 음식으로 섭취해 분해된 영양소를 연료로 사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연료는 포도당이다. 생산된 에너지는 ATP, 즉 아데노신3인산(Adenosine Triphosphate, ATP) 형태로 저장된다. 에너지 생산과 ATP 생성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세포호흡이라는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데,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있는 ATP 합성효소가 산소 및 포도당과 반응하여 ATP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물을 생산한다. ATP가 인산기 하나를 잃고 아데노신2인산(Adenosine Diphosphate, ADP)이 되면 에너지가 방출된다.                    

▶ATP
프리츠 리프만(Fritz Lipmann, 1899-1986)과 헤르만 칼카르(Herman Kalckar, 1909-1991)는 1941년에 ATP가 생명의 ‘보편적인 에너지 통화’라고 선언했다. 놀랍게도 이 주장은 기본적으로 옳았다. ATP는 식물, 동물, 균류, 세균 할 것 없이 모든 종류의 세포에서 발견되었다. 1940년대에는 ATP가 발효와 호흡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950년대에는 여기에 광합성이 보태졌다.

광합성으로 ATP를 생산할 때는 태양에너지가 이용된다. 그러므로 생명의 3대 에너지 경로인 호흡, 발효, 광합성에서 모두 ATP가 생산된다는 사실은 생명의 기본적인 통일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뜻깊은 본보기다. 이처럼 ATP를 생산하거나 양성자를 퍼내기 위해 엽록체 틸라코이드(Thylakoid), '주머니'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의 단어인 'thylakos'에서 유래 막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내막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자전달 시스템 현상들은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이 다음 세 가지 문장으로 잘 정리해 놓았다.

첫째, 광자(Photon), ‘빛’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hṓs 또는 phṓtos에서 유래가 여기에서 저기로 움직인다.
둘째, 전자(Electron)가 여기에서 저기로 움직인다.
셋째, 전자가 광자를 흡수하거나 방출할 수 있다.

참고: 닉 레인의《미토콘드리아》| 박문호의《뇌, 생각의 출현》 

이렇게 작은 세포에서의 물질대사가 근육을 수축시켜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며, 소화도 시키면서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중요한 것은 모든 생명체들이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동일한 메커니즘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공급과 DNA 암호에 이런 통일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조상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과연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다재다능한 세포는 몸속에 얼마나 있을까?


37조 개 움직임과의 만남


수많은 세포로 구성된 인체의 세포 수를 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세포들을 이용해 인구조사를 할 수도 없고, 현미경으로 보면서 숫자를 세자니 신경세포와 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는 쉽지 않다. 거기다 세포를 1초마다 10개씩 센다 해도 전부 파악하는 데 무려 ‘1만 년’이나 걸릴지 모른다. 또 세포 수를 파악하기 위해서 우선 몸을 조각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역시 생각해야 한다. 


나이에 따라 달라져 더 복잡한 일이 되지만 사람의 세포 수는 10조에서 100조 개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이탈리아의 과학자 에바 비안코니(Eva Bianconi)가 이끄는 유럽의 과학자들이『인간 생물학 연보, Annals of Human Biology)』에 발표한 연구《인체의 세포 수에 대한 평가, An Estimation of the Number of Cells in the Human Body》를 통해 인간의 몸에 평균적으로 약 37조 개의 세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2] 몸이 우주라 불릴만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지난 200년 동안 발행된 과학저널과 책을 조사해, 사람 몸의 세포 수에 대한 많은 추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중 어떤 세포는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지만(수백만 개 정도가 날마다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어떤 세포는 당신과 함께 평생을 함께 해로한다.   

한 사람의 DNA 길이를 다 합치면 태양계의 지름(약 120억 km)과 비슷하다.

수정되는 순간 당신은 한 개의 세포로서 30분을 산 셈이 된다.

사람 세포 2,000개를 배열하면 2.5cm²의 면적이 된다.

– 스티븐 주안(Steven Juan)의《내 몸을 알고 싶다》중에서


 37조 개의 세포가 근원적 움직임을 가진다 하더라도 세포만으로 몸을 구성할 수 없기에 세포들로 구성된 조직(Tissue)이 모여 몸을 이룬다. 세포 조직은 네 가지로 상피조직(Epithelial Tissue), 표면과 속면을 덮고 있는 조직, 근육조직(Muscle Tissue), 힘을 발생하고 움직임을 일으키는 조직, 신경조직(Nerve Tissue), 빠른 정보 교환을 촉진하는 조직,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 인체의 구조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조직으로 나뉜다. 이 네 가지 조직은 다시 각각의 다양한 계통(System, 기관계)들로 구성되며, 이들의 형태와 기능은 매우 다양하다.

몸을 구성하는 37조 개의 세포들은 조직을 이루고, 조직은 계통을 구성해 우리 몸을 살아있게 한다. [이미지 출처:  Human Cell Atlas ©MIT]

인체의 계통은 피부ㆍ털ㆍ손발톱ㆍ뼈대 계통ㆍ근육계통ㆍ신경계통ㆍ호흡계통ㆍ심장혈관계통ㆍ림프계통ㆍ면역계통ㆍ소화계통ㆍ비뇨계통ㆍ생식계통ㆍ내분비계통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뇌는 신경세포들이 모여 이루어진 신경계통에 속한다. 신경계통이라는 관점에서 뇌는 '움직임을 만드는 기관'인 것이다. 그리고 근육 계통인 근육은 '움직임을 일으키는 기관'으로 근육세포들이 모여 다발을 이루고, 그 다발은 근막(Fascia)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끝은 결합조직인 힘줄(Tendon)로 이루어져 뼈에 부착된다. 


각 세포들은 세포외 기질들, 세포 활동의 모든 면을 규정하고 구조를 제공하는 다당류와 단백질의 복잡한 네트워크에 의해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당신이 몸이라 생각하는, 몸통, 머리를 움직일 때 사지나 척추 같은 큰 구조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세포의 구조도 움직이는 것이다.[3] 결국 단순히 보자면, 몸은 세포로만 이루어져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회 유전체학 연구소장인 스티븐 콜(Steven Cole) 박사의 말처럼 

세포는 경험을 생명 활동으로 바꾸는 기관

이기도 하다.[4]


이 세포들은 하나의 작은 인간과도 같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각각의 인간은 거대한 세포인 것이다. 만약 인체를 구성하는 37조 개 세포들이 저마다 흩어져서 무질서하게 존재한다면 인체는 형체 없는 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포들은 정교한 질서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층화된 다단계 구조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체계화된 구조가 바로 활발히 활동하는 인간이다.[5]


곧 알게 되겠지만, 우리의 마음은 인체라는 거대한 세포 문명의 기능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하나의 정부와도 같다. 인간의 정부가 시민들을 통제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은 세포 사회의 성격을 형성시킨다. 마음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 마음의 본질에 대한 통찰은 우리의 진정한 힘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같은 지혜를 가지는 것은 자기 개인의 삶의 전개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지만 우리가 모여 사는 이 세계의 진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해준다.[6]

원문: [운동 안내서] 무한한 춤을 추는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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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몸만들기] 몸만들기와 모든 운동 시작 전 꼭 알아야 할 사항들 

당신의 몸을 지배하는 미토콘드리아 

당신 몸속 작은 우주 이야기: 37조 개 움직임과의 만남


참고 문헌


[0] 저자 주: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Phosepholipid)은 지질(Lipid) 중에서 조금 별종이다. 즉 동일한 분자 안에 물고 친하지 않은 부분과 물과 친한 부분을 동시에 갖고 있는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이를 양친매성(Amphipathic)’이라고 한다.

[1] ‘세포’. 유전물질 - <위키백과>

[2]《How Many Cells Are In Your Body?》National Geographic, 2013.10.23

[3]《무브 유어 DNA》

[4] p104, 전자책, 벤저민 하디의《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하는가?》

[5]《인체 완전판: 몸의 모든 것을 담은 인체 대백과사전 2판》앨리스 로버츠(Alice Roberts)  지음 | 박경한 & 권기호 &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2012)

[6]  p68, 부르스 H. 립튼, 스티브 베어맨의《자발적 진화》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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