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은 만능이 아니다.
앞선 이야기 <[심플 운동] 어쩌면, 당신 이야기 7 | 의사는 건강을 모른다>에서 <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 어느 의사의 고백>의 저자 의학박사 로버트 S. 멘델존과 <스스로 몸을 돌보다>의 저자 변호사 윤철호는 의사가 받은 교육은 건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에 "의사는 건강을 모른다."고 했다. 의사는 병을 판단하도록 훈련받기 때문이다. 특히 의학박사인 로버트는 "의사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같은 증상에 대해 진단명이 달라질 수 있거나,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과 수많은 회원을 상담하면서 느낀 점을 종합하면 그들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내 몸의 증상을 진단하지 못했고, 몸에 여러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검사는 이상 없음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의학적 처치나 약들은 대부분 효과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질환명을 듣지 못해 답답해했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은 잘못된 진단을 내린 경우와 과잉진료가 많았다. 게다가 시술이나 수술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제 반평생 경험했던 질환과 현대의학에 대해 얘기를 해봐야겠다. 한 번은 꼭 얘기하고 싶었던 내용이다. 그전에 반드시 기억해둘 게 있다. 물리학자 김상욱 박사도 이야기했지만
과학은 완벽하지 않고 진리가 아니다.
과학은 우리가 모른다는 것을 공식화한 학문이다.
의학은 과학인가? 의학은 기초영역에서는 자연 과학에 가깝지만 임상 영역에서는 사회 과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학은 철학이고 서양의학은 과학인가? 의학의 본질과 상관없이 이런 이분법적 나눔의 배경은 정치적, 인식론적 대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대 컨설턴트는 "의학은 1%의 의학 지식과 1%의 의학 기술, 그리고 98%의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합쳐진 창조적인 예술"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 의료체계에서 의사의 의사결정의 과정을 철학이라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의학은 완벽한가? 첨단 의학장비로 우리 몸을 들여다 보고 수술도 할 수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를 판단하고 그것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어떻게 치료할지를 판단하는 건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달려있다. 이 마저도 AI에게 권한을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에 의한 진단은 오류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원적이고 이분법적 체계를 기반으로 세분화된 현대의학은 연결된 몸과 마음의 질병에 관한 통합적 결정을 내리는 데 여전히 불완전하다.
제약회사가 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물질은 자연에서 온 것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즉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인 비만. 그로 파생되는 각종 생활습관병은 약이 아니라 음식 조절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대부분의 질환은 현대의학과 신약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여전히 완벽하게 해결되고 있지 않다. 천문학적 비용 개발을 쏟아부은 코로나 백신도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의학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다만 우리가 의학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감사하게도 생명을 위협하는 큰 병치레 없이 반백년의 삶을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질환을 경험했다. 내가 앓았던 질환들은 누구나 경험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의학적 처치나 제약회사가 만든 약보다 몸의 회복력, 민간요법으로 불렸던 대체의학 그리고 운동부족, 식습관 같은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해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공부한 의학과 몸에 대한 지식들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은 어떤 분야든 스스로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몸에 대해서는 스스로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의학 정보를 가장한 상업적 정보와 과잉진료를 하거나 의학 지식이 부족한 의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각종 예방접종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는 국민학교 시절에는 (여동생이 반 아이에게서 옮았고, 결국 나에게 옮긴) 수두를 비롯해 눈 다래끼ㆍ티눈 그리고 하드를 먹고 입술이 퉁퉁 부었던 알레르기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다. 당시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게 아쉽다. 겁나는 상황이었지만 거울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다음날 입을 수건으로 가리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증상이 가라앉아서 처방을 받거나 하진 않았다.
중1 가을쯤 변비에 걸렸을 때 (현재도 세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둘코락스) 변비약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모든 질환이 그렇겠지만, 변비도 걸려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다(아!~ 어린 나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도 변비의 고통은 참…). 변비를 100% 해결해줬던 건 제약회사가 만든 변비약이 아니라 꿀벌이 물어오는 꽃가루, 즉 꿀벌 화분(Bee Pollen)이었다.
화분을 먹은 날부터는 변비는 신기하게도 해결되었다. 그에 비해 변비약은 1/10 정도의 효과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건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다. 이후 군생활과 사회생활하면서 심하진 않았던 변비가 2차례 더 있었는데 이때도 화분으로 해결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방학 즈음 걸린 감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비염과 축농증으로 악화된 경우였다. 코로 숨 쉬기 힘들고 냄새를 맡을 수 없는 불편함과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파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고, 처방약을 복용했지만 전혀 차도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도 차도를 보이지 않아 결국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당시 나름의 자료를 수집한 결과 수술의 위험성과 수술 후 재발한 경우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수술은 하지 않았다.
다른 이비인후과 의사는 식염수로 코 세척을 권했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가 없어 중단했다. 그런데 서점에서 본 민간요법 책에 축농증 코 세척 내용이 있지 않은가. 의사가 괜히 권한 게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코 세척을 실행했다. 이번엔 책에 나온 대로 식염수가 아닌 맹물(수돗물)로 매일 3회, 3번씩 했다. 물론 의사가 왜 식염수를 권했는지 안다. 세균이 멸균되어 안전하기 때문이다.
2주가 지날 때까지 별다른 차도는 없었지만, 적어도 코 세척을 하고 나면 코로 숨쉬기 편해지고 두통도 조금 가라앉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새벽 조깅을 하고 와서 코 세척을 하는데 피로 얼룩진 축농[1]이 한 움큼 쏟아지는 게 아닌가. 양에 놀랐고, 두통과 막힘이 한꺼번에 뚫린 그 시원함을 잊을 수가 없다. 몇 달간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어도 낫지 않던 축농증은 그렇게 해결되었다.
훗날 해부학 공부를 하면서 비강과 부비강의 구조를 알고서 왜 코 세척이 축농증을 해결해주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몇 달 후 축농증이 재발한 적도 있으나 바로 코 세척으로 완치했다. 이후 지금까지 축농증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고2 즈음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알레르기 증상이 온몸을 덮쳤다. 가렵고, 긁으면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인데 가려움 때문에 밤에 잠자기 힘들었다. 피부과에서 알레르기 항원 검사받았는데 모두 반응이 나왔다. 결국 원인이 되는 물질을 특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고 복용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알레르기 증상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약 부작용으로 낮 졸림 현상이 더 불편했다.
2주 이상이 지나도 아무런 차도를 보이지 않아 결국 한약방에 가서 진맥을 받고, 한약을 지어먹었다. 먹는 날로부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 며칠 만에 완전히 증상이 가라앉았다. 무엇보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던 게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양약은 항상 한약 혹은 생약보다 더 효과가 좋은가, 이다.
알레르기가 다시 발생한 것은 미국에서 첫 사회생활을 하게 된 1999년이었다. 약국에서 산 약들이 효과가 없어, 부모님께 부탁해 한약방에서 지었던 한약을 지어 보내달라고 했다. 한약 복용 후 증상이 사라졌다. 그리고 2001년경 같은 증상의 알레르기가 재발했다. 이때는 (다른 곳에서 처방받은) 한약이 듣질 않았다.
결국 당시 약국에서 판매되던 지르텍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한 알만 복용해도 일주일간 가렵지 않았다. 그러나 3년간 복용을 해도 가려움만 해결할 뿐 근본적인 알레르기 증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2004년 면역학 공부를 하고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한 일동제약의 초유를 사서 먹었다. 3년간 약으로 해결되지 않던 것이 초유를 먹고 일주일 만에 완치가 되었다.
물론 어떤 증상이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부분 음식으로도 우리가 앓는 질환들은 해결할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이 약이다."라고 괜히 말한 게 아닐 듯하다. 몇 년 전 집에서 만든 곰국을 일주일간 먹고 나서 급성 두드러기 발생했으나 초유를 먹고 이틀 만에 해결된 적도 있다. 지금까지 알레르기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초유는 1~2년에 한통 정도 사서 먹기도 한다. 보약 대신에 말이다.
한국 최초의 피트니스 서적 <남자들의 몸만들기>를 쓰기 위해 1년 간 살 찌우기에 돌입했다. 비만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쓰기 위해 2001년 6월 시작한 비만 도전은 정말 죽기 살기로 했다(이후 2년 5개월 동안 살을 찌우고, 빼고, 근육과 근력을 늘리는 실험을 한다). 살을 일부러 찌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잘 먹지 않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은 물론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어야 했다.
운동 중단 후 1년 2개월간 비만체형 만들기에 매진한 결과, 의사로부터 당장 중단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방간 수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체중 83kg에서 시작한 비만 도전은 100kg를 넘기지 못한 95kg에서 멈췄다. 검사 결과는 고혈압·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증이었고, 초음파 검사를 하니 지방간 중증이었다.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간은 허옇게 변해 있었다. 비만을 제대로 경험한 것이다.
가정의학과 의사는 고혈압·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증·지방간중증 관련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식사조절과 운동으로 해결하겠노라며, 약 처방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3개월간 운동과 식사 조절 후 원래의 근육질 몸으로 돌아왔다. 다시 혈액 검사를 받았고, 모든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을 망가뜨려서라도 검증된 과학적 운동법과 식사법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완벽한 몸만들기] 17년 만에 다시 쓰는 몸만들기와 운동 이야기>에서 다뤘다.
2003년 경 극심한 피로, 14시간의 과수면증이 완화가 된 후 근섬유통 증후군을 겪는 와 중에 치질이 발생했다. 수개월째 몸에 나타난 증상과 더불어 <남자들의 몸만들기> 원고를 작성하느라 하루 종일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치질이 생길 만도 했다. 용변을 보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 심했다. 초기에는 전문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 좌약만 사용해보았으나 효과 없었다.
통증 때문에 결국 대장항문외과 방문했다. 모니터 비치는 치질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치질 확진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 권했다. 수술 후에는 3박 4일 입원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보험설계사 역시 수술받으라고 권했다. 하지만 치질도 염증이고, 치질로 수술받은 사례를 확인해보니 역시 재발해 재수술받은 경우도 있었다.
결국 항문과 치질에 대해 공부를 한 내용을 토대로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다. 단, 효과가 없으면 수술받기로 하고서 말이다. 좌약을 한방 좌약으로 바꾸고, 용변 후 화장지 사용 대신 (비데가 없어) 온수 샤워기로 세척하기로 했다. 화장지는 형광증백제가 없는 천연펄프로 바꿨다. 음식은 특별히 문제가 없었으므로 패스. 결국 며칠 만에 치질은 완치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치질은 재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수술을 했던 지인은 치질이 재발해 2번째 수술을 받았다.
살면서 가장 많이 앓은 질환인 편도선염은 중학교 시절에 처음 앓았다. 보통 1년에 한 두 차례 발생했고, 운이 좋으면 한해를 건너뛰기도 했다. 고열, 심한 염증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면 대부분의 의사가 수술을 권유했다. 오죽하면 요오드 용액을 내가 직접 환부에 직접 도포해서 염증을 걷어내기도 했을까. 대학시절엔 편도선염으로 40도에 가까운 고열이 발생해 어머니가 밤새 간호를 한 적도 있다. 군 시절엔 순검을 받다 쓰러진 적도 있었다. 선임들이 꾀병인 줄 얼차려를 주려다, 내 편도선 상태를 확인하곤 놀라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일하다 편도선염에 의한 고열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 아프다고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9년 편도선염으로 2주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출근하자마자 이비인후과 가서 해열 주사를 맞고 오기도 했다. 덕분에 반 강제 근손실과 다이어트를 경험했는데 2주간 체중이 무려 15kg나 줄었다. 일주일 지나도 차도가 없자 의사가 대학병원으로 트랜스퍼해줄 테니 수술받으라고 했다.
포경수술 이후 첫 수술이 될지도 모를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모 대학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의사가 너무 불친절해서 수술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스스로 편도선염 공부를 통해 내린 결론은 20년 넘게 마셔오던 우유를 끊는 것이었다. 우유가 편도선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금까지 고열과 염증에 시달리던 편도선염은 걸린 적이 없다. 연례행사처럼 걸리던 편도선염에서 해방된 것이다.
2009년 편도선염에서 해방된 이후, 40대가 되면서부터 가끔 감기에 걸린다. 원인은 스트레스 그리고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옮는 경우 때문이다. 그래도 행복한 이유가 편도선염보다는 심하지 않아서다. 객담까지 발생하면 독감일 수 있어 병원 가서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의사는 감기인지, 독감인지 구분해주진 않는다.
주사는 어쩔 수 없이 맞지만 처방된 항생제 등은 사지 않는다. 한국은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는 항생제로 해결할 수 없다(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은 현재도 어렵다). 대신 생강이 든 쌍화탕으로 해결한다. 보통 일주일이면 회복한다. 한국은 단순 감기임에도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하다. 서양의 경우 감기엔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닭죽 먹으라고 권한다.
마지막으로 감기에 걸린 건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직전인 2020년 1월 1일이었다. 몸살인 줄만 알았는데 다음날부터 약간의 열과 기침 증세가 나타났다. 잘 챙겨 먹고, 쌍화탕을 하루 3회 복용했다. 3~4일 지나면서 증상이 완화되고 편해졌다. 일주일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체중은 4kg 정도 줄었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감기 증상이 심하지 않고 보통 일주일 만에 회복된다. 사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전염성 감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마스크를 꼬박 쓰고 생활하다 보니 2년 간 감기를 걸리지 않았다. 마스크의 위엄을 새삼 느낀다.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었던 탄에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생활체육 종사자는 의무적으로 2주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덕분에 난생처음으로 바이러스 검사도 해보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음성이다.
백신도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접종 부위가 하루 이틀 약간 통증이 있었던 것 빼고는 다른 면역반응이나 부작용은 없다. 참고로 헬스장 회원들 대부분이 고령인데 다들 특별한 면역반응이나 부작용이 없다. 아마도 평상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라 더 그런 듯하다.
영화나 책에서만 보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을 경험하게 되다니... 신뢰도 꼴찌의 한국 언론은 백신 정책이 늦다고 연일 공격하더니, 접종 시작 후에는 백신 접종 후 사망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공포 마케팅이다. 사실 완벽한 백신, 약이 존재할까 싶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 중 하나는 혈전인데, 많은 사람이 복용하는 고혈압약 역시 혈전 부작용이 있다. 왜냐하면 고혈압약이 좁아진 혈관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혈압약으로 느려진 혈류는 혈전을 더 잘생기게 한다. 하지만 고혈압약 복용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평상시 볼 수 없다.
고 1 때였다. 집에서 100kg 데드 리프트 하던 중 손목 인대 늘어났다. 인대가 늘어나는 느낌은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주욱하고 늘어나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온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심했다.
그래서 정형외과가 아닌 한의원을 방문했다. 한의사는 손목 인대에 금침을 꽂아줬다. 신기하게도 꽂자마자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며칠 그 상태로 지냈고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 이후로 같은 부위에 인대가 늘어난 적은 없었다.
역시 고등학교 때 운동으로 인한 어깨 통증이 발생해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X레이 검사상 이상 없었고, 의사는 특별히 원인이나 진단명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고 주사를 놔주었다. 무슨 주사 인지도 설명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주사를 맞고 바로 통증은 사라졌다.
이후 알게 된 사실은 그것이 일명 '뼈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였다. 뼈주사로 증상은 해결되지만 원인이 해결되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재활과 근육 공부를 통해 똑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땐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재활 운동을 통해 해결을 했다.
대부분의 어깨 통증은 관절이나 석회화 같은 문제가 아니라 근육이 경직돼서 발생한다. 즉 삼각근ㆍ이두근ㆍ회전근개 근육들 중 하나만 경직돼도 어깨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양방의 근육근막통증, 한방의 담인 것이다. 단 X레이 검사 등에서 다른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관절이나 석회화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과잉진료일 뿐이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2.5톤 트럭에서 적재 작업을 하던 중 밧줄이 끊어져 떨어졌다. 약 4~5m 높이에서 떨어졌는데 옆에 주차되어 있던 1톤 트럭 앞유리 박살내고, 2.5톤 트럭 배터리함에 머리가 부딪혔다(사고 순간 기억이 없으니 퇴원 후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이 말해준 것임. 무척 아팠을 텐데 통증은 기억 안 남). 집에 귀가를 한 후에도 같은 말을 몇 번 반복하니 이상해서 아버지가 대학병원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커다란 둥근 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CT 혹은 MRI 촬영을 했던 것 같다.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무릎엔 충격으로 물이 찬 것이라고 했다. 입원해 있는 며칠 동안 계속 똑같은 질문만 했다. 오늘이 며칠인지… 아마 기억을 되돌리려는 무의식적 행위였으리라. 무릎 주위 물을 뺀 것 말고는 특별히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은 기억은 없다(통상 뇌진탕처럼 뇌손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진통제와 소염제 복용하면서 입원만 한다고 한다).
퇴원 후 그 주에 고질병이었던 편도선염을 앓았다. 뇌진탕으로 인한 후유증은 현재까지 없다. 처음으로 최신식 의학 장비를 사용해본 사례이다. 이런 사고 시에는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현대의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2006년 경이었다. 손바닥의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습진이라 생각해 피부과 연고를 사서 발랐지만 낫지 않아,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 발랐으나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황당한 건 두 의사의 진단명이 달랐던 것. 습진과 무좀. 비슷한 증상으로 손발바닥 농포증도 있다.
한 달간 처방약을 발라도 차도가 없어 예전에 공부했던 아로마 오일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당시 아로마 테라피스트가 직원으로 있었던 터라 도움을 받았다. 다음날부터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며칠 만에 깨끗하게 나았다.
발바닥도 마찬가지였다. 약 5년간 괴롭혔던 피부질환으로 역시나 피부과에서는 습진과 무좀으로 진단이 나뉘었다. 처방을 달리하며 연고를 사용했지만 좋아지는 듯하다가 연고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기를 반복했다. 그러고 보면 피부질환은 참 끈질기다. 심하면 발바닥을 보기가 참 흉할 정도로 피부가 벗겨졌다.
결국 작년에 공부를 좀 하고 치료방법을 바꾸기로 하고 선택한 것은 알로에였다. 2천 원짜리 알로에 젤을 바르고 나서야 5년 동안 낫지 않던 발바닥 피부질환이 며칠 사이 씻은 듯이 나았다. 이런 피부질환들은 사실 보기가 좀 흉할 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관심을 받지 못한다. 나 역시 좀 더 빨리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5년을 끌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선 글 <[심플 운동] 어쩌면 당신 이야기 1 | 피로 때문에 좀비가 되다>과 <[심플 운동] 어쩌면 당신 이야기 2 | 통증이 온몸을 공격하다>에서 다뤘으니 간단히 적자면 왜 의학은 과학이라면서 왜 내 몸에 나타난 증상들의 원인이 무엇인지 의사들은 알려주지 못하는가? 이는 몸과 마음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이자, 너무 세분화된 현대의학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섬유근육통 증후근에 동반되는 전신 증상들[경증과 중증의 경우 차이가 있으며, 심한 경우는 사회생활을 하기 곤란한 상황의 증상들이 나타남]: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턱관절 증후군, 피로 및 만성 피로 증후군, 수면 장애, 특발성 요통, 과민성 대장 증후군, 기억 및 인지 장애, 이빈후과적 호소(건조증상), 식도 운동이상, 비심장성 흉통, 호흡근 운동이상으로 인한 호흡곤란, 여성 요도 증후군. 이들 증상이 통증과 함께 온다면 섬유근육통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많은 증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재활의학과 의사는 그런 병 따위는 없다는 식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의사 아툴 가완디의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에 이렇게 썼다.
의사들은 신체상으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통 환자를 보게 되면
잘 안 믿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라고. 이해는 한다. 그도 이런 증상의 질환에 관해 공부를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의사도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개인차가 있다고 말했다. 근섬유통 증후군 때문에 꽤 많은 의사를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의사는 한의사였다. 통증 때문에 침도 맞을 겸해서 그간의 증상들을 정리해서 프린트해서 갔다. 일반적인 진료시간보다 꽤 긴 시간 상담을 했다. 그리고 저녁에 다시 오라고 해서 갔다.
뜻밖의 제안이 있었다. 약재 값은 받지 않을 테니 기본 치료비만 내고 자신이 처방한대로 해보겠냐는 것이었다. 처방 내용은 이랬다. 몸을 따뜻하게 한 상태에서 심호흡을 할 것. 음식 조절할 것. 처방한 한약재를 매일 복용할 것. 일주일에 3~4번 정도 와서 침구치료를 받을 것. 한 달 정도 하라는 대로 했다. 안타깝지만 차도는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신경 써준 의사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몸의 통증과 관련해 어떤 통증의학과 의사는 제대로 압통점을 확인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주사를 놓았다. 효과는 없었다. 어떤 통증의학과 의사는 엄지 두덩근 치료 꺼려했다. 수련을 해보지 않았거나 경험이 없으면 치료가 곤란할 것이다. 어떤 재활의학과 의사는 근육 통증의 기전을 차분히 설명하고, 침 치료도 꼼꼼하게 해주었다. 그는 양방 침 치료법을 수련한 의사였다. 손가락을 베였을 때 상처를 꿰매 주기도 했다.
의사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설령 내 증상을 해결해주진 못한다 하더라도 환자와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라면 신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모 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편도선 수술을 맡기지 않은 것은 환자를 대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불친절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덕분에 수술 없이 편도선염이 지금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경험한 좋은 의사는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좋은 사람이었다. 더 물어보려고 하고, 더 꼼꼼히 진찰하려고 하고, 더 꼼꼼하게 의학적 평가를 하려 하고,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는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철학과 태도 그리고 상식의 관계이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사고를 당해 응급 수술이나,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할 경우라면 좋은 의사를 만나길 바랄 뿐이다. 갑자기 다리 힘이 풀리면서 주저앉아 응급실에 실려갔고, MRI를 찍었더니 디스크가 터졌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수술보다는 일주일 정도 입원을 권하는 의사를 만나고 싶다. 터진 디스크는 흡수되고, 나머지는 척추뼈에 달라붙게 되고 나는 멀쩡히 걸어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대의학도 발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첨단 의학 장비가 있어도 진단을 하고, 치료를 하는 것은 사람이 한다. AI가 진단하고, 로봇이 수술을 한다고 해도 결국 판단은 사람의 몫이다. 시간이 더 흘러 전적으로 AI가 진단한다 하더라도 결정은 당신 몫이다.
현대의학은 만능이 아니다. 시험 1등 했던 의사가 자신이 전공한 과의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도, 치료할 수도 없다. 완벽한 진단과 수술은 드라마 속 천재 의사에게만 주어진 마법일 뿐 간단한 수술에도 의사의 실력과 과실 여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의료 사고로 사망을 하거나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맹신하지 말고, 자신의 몸과 질환에 대해 공부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당신의 몸이고, 마음이지 않은가.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면서 느낀 점은 의료계의 과잉진료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헬스장에 오는 사람은 근골격계 통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상담과 운동평가를 해보면 안다. 과잉 진료된 사례가 많다는 것을. 척추전문이나 관절전문 병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관련 질환이 그렇지 않은 때보다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수술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수술을 권유한다. 시술만 권유하면 나은 편이다. 심지어 대리 수술도 거리낌 없이 하지 않는가 말이다. 대체로 근육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뼈나 관절, 디스크의 문제로 몰아간다. 근육치료는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의료계 현실 때문에 사고에 의한 외상이나 특정 암을 제거하는 수술이 아니라면, 만성질환은 스스로가 공부하고 몸을 돌봐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가 의사와 현대의학의 도움이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스스로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 50년 간 나의 질환과 현대의학과의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질환은 상식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그걸 알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다. 그러니 먼저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고 그 과정에 도움이 될 동양의학ㆍ서양의학ㆍ대체의학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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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축농: 몸속의 공간에 고름이 괴는 병. 특히 코곁굴 점막의 염증을 이른다. 두통 따위를 일으키고 때로는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코에서 나온다(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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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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