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 사람은 저렇게 착할까

by 오늘도 배웁니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착할까’ 생각했던 사람이 있다. 저 사람은 과연 화라는 것을 낼 줄 아는 사람일까. 어쩌면 저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저렇게 구김살 없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일상이 정말 즐거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와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연인이 됐을 때 주변 사람들과 모두 잘 지내는 그 사람의 성격은 오히려 내게 단점으로 작용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잘 지내야만’하는 사람이었다. 타인과 조금의 갈등 상황이라도 생기는 것을 매우 불편해했다. 우리가 서로 아는 사람들과 가벼운 술자리를 가졌던 그날, 사소한 오해가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고, 그 사람은 특별히 우리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그날 갈등의 원인이 된 사람에게 사과하기에 급급했다.


나는 내 잘못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원인제공자가 무릎을 꿇고 사과를 청해와도 받아줄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자신 주변의 세계와 화해를 하는 쪽을 택했다. 나를 남으로 만들고 주변의 모두와 다시금 친해지는 것이 그 사람이 선택한 해결책이었다.


그렇게 나는 쉽게 그녀와 그녀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단절됐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정말 우연히 그 사람의 소식을 접했다. 특별한 인연에서 잘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의 사람이 된 그 사람의 일상을 보아도 아무 감흥이 없었다. 무심코 글들을 보다가 그 사람이 내 지인에게 남긴 댓글이 참 인상 깊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매우 친근한 댓글을 남긴 것을 보며 역시 하며 피식 미소가 지어졌다. ‘이 사람은 바뀌지 않았구나’


그 사람은 여전히 타인들로부터 ‘사랑받아야만 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타인보단 나, 타인보단 우리가 중요한 나와는 전혀 상반된 가치관을 갖고 있던 그 사람.


호감의 이유가 곧 파국의 원인이 되었고, 나는 모든 현상에는 배후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역시 난 아직도 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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