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할까?
누구나 삶을 살다 보면 자신만의 ‘무언가’가 생긴다. 남들에게는 설명하기 애매한 것, 어떤 특정 상황에서 갖게 되는 나만의 느낌, 혹은 일상을 살면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나만의 관점들.
이해시키기도 어렵다. 온전히 나의 인생 속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돼온 관점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내’가 아닌 이상에는 100프로 납득시키기도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감정의 느낌, 감정의 주파수가 맞춰지는 사람이 있다. 같이 술 한잔하며 이야기할 때 저절로 털어놓게 만드는 사람, 내 마음의 깊은 곳까지 끄집어내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나와 눈을 마주치며 저 심연에서 공감의 뜻을 내보이는 사람. 그걸 느꼈을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사람이다.’
그건 엄청난 사건이다. 단순히 스타일이 맞다, 나에게 잘해준다의 차원이 아니다. 영혼의 교감의 흔적이라도 느꼈다면 오늘 하루는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느낀 사람이라면 이제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저 단순히 재밌고, 유쾌한 관계에서 더 나아가 진짜 나와 너를 이해하고자 하는 관계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전 단계가 저열하고 다음의 단계가 고차원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고, 세상 만물이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무질서도가 높아지는 쪽으로 진행하듯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그 이전 단계로의 회귀는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다.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나를 알고자 하는 노력과 상대방을 찾고자 하는 노력만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된다. 노력을 의지를 갖고 해야 하는 의무라고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눈길을 한번 더 보이고, 오늘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충분한 노력이 될 수 있다. 태산을 옮기고 나를 뜯어고치는 근본적인 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그저 흘러가다가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도 충분히 노력이다.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저 비슷하게 살아가다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를 만나고 싶은가 가끔씩 생각만 해도 좋다.
방향만 맞다면 우리는 언젠가 도달할 것이다. 먼저 도착했다고 누가 상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