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May 20. 2018

그냥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1.     외모는 대충 이러하고 

2.     성격은 이랬으면 좋겠고 

3.     직업은 이 정도에 

4.     연봉은 한 이 정도 

5.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 


머릿속에 어렴풋이 그려놓은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그런데 막상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정반대인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       곱상하게 생긴 외모에 다정다감한 성격을 좋아하는 나인데 곰팅이처럼 둥글둥글한 자태에 투박하기 그지없는 그 사람이랑 사랑에 빠질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지금은 그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가 다 좋아요. 왜 그 사람만 보이는지 저도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요? 


종종 보이는 사례이다. (물론 픽션이다.) 


-       딴 사람이 하면 이 이상 지루할 수도 없는 역사 얘기를 그 사람이 하면 왜 이리 재밌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 사람에게서 목소리가 나오는 그 자체가 좋아요. 


이런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다.


나도 과거에는 내 연인의 특정한 몇몇점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게 정답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사람이 좋았던 것 같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지만. 물론 적당히 괜찮은 외모에 쾌활한 성격이 맘에 들긴 했지만 분명히 꼭 그것 때문에 좋아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뭐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나를 그렇게 시켰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빠져든 것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냥’ 좋았던 것이다. 신기하게도.

매거진의 이전글 연인 이전에 친구, 친구 이전에 연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