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났다. 한 2년 만인가.
어색함은 없었다. 늘 그렇듯이 재미난 대화를 나눴다. 술을 안주삼아.
항상 그래 왔듯이 대화는 내가 주도했다. 그녀는 항상 듣는 편이었다. 나도 내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그녀의 모습이 좋았다.
이윽고 밤이 깊었고 우리는 서로 다시금 몸을 섞기 전에 확인을 했다.
친구면서 연인이길 원하냐고, 아니면 연인이면서 친구이길 원하냐고.
먼저 좋은 친구가 되자, 먼저 좋은 연인이 되자. 서로 간의 입장 차이.
그 아주 작은 입장 차이가 있는 한 우리는 결국 또 반복하게 될 것이다. 결국 두세 달의 불타오름 이후 천천히 식어갈 것이다.
그 사실을 확인한 후 우리의 밤도 끝나버렸다. 다름을 받아들였고 조용한 귀가를 선택했다.
서로의 마음이 같았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지난 몇 년의 세월은 그 작은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