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by 오늘도 배웁니다

때론 바람이고 싶다.

바람이라는 현상에 나라는 인격체를 부여하고 싶다.

그렇게 그냥 그저 부유하고 싶다.

저기 저 푸른 언덕도 바라보고 싶고, 누군가에게 시원한 느낌을 전해주고 싶다.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인생이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만족할지는 모르겠다.

나는 바람이 아닌데도 부유하고 있다.

그저 떠다니며 그런 외로운 느낌을 훌훌 털어내고 싶다.


언제부터일까. 이런 심리의 벽에 가로막히게 된 게.

인간은 행복해도 고독하다는데, 나는 슬프게도 이제 그 의미를 알아버렸다.

웃음 뒤의 그림자라는 의미도 알아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그런 생각 속에 성숙이라는 두 글자를 붙인다.

그런 성숙이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좋을 텐데.


유년기에 다음날 놀이동산 갈 생각에 설레어 잠 못 이루는 내 모습이 지금 어디 한 구석에 남아있을까.

그 소년의 마음을 유지하고 있을까.


어느 일요일 오후를 앞둔 순간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가벼워지고 싶다.

차라리 생물이 아니더라도 좋다.

그저 가볍게 두둥실 차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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