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직업으로서의 서비스 기획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아주 우연한 계기로 스타트업 서비스 기획자로서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리고 벌써 5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네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A4 용지에 프로그램 외형을 그리며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정식 인하우스 기획자로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열등감을 갖고 있었고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 그리고 제가 스스로 판단했을 때 ‘잘하는’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 말이죠. 노력의 결과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5년 뒤에 제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
그럼 본격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직업으로서의 서비스 기획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대체되기 힘든 사람이 되기
세상에 대체 불가능한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메시나 스티브 잡스라고 하더라도 아니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들만큼 퍼포먼스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그것이 동일 직군 사람과 비교하여 우주인과 지구인의 차이만큼 크고 거대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조직 내에서 대체되기 ‘힘든’ 사람이 될 수는 있죠. 그것이 저는 ‘회사와 나의 레버리지’라고 생각합니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늘 합당한 대우, 합당한 환경 속에 처해 있을 수가 있죠.
그러기 위해서는,
- 꾸준히 공부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IT 환경은 꾸준히 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AI, 사물인터넷, VR 등 끊임없이 생소한 개념들이 쏟아지고 있죠. 저 또한 당장 AI 서비스를 기획하라고 하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또한 새로운 툴, 서비스 구현 방법론도 매번 새로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서 열린 시각, 꾸준한 학습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것은 ‘호기심과 욕심’이 없으면 안 되겠죠. 기획자에게는 특히 더 중요합니다. 물론 노력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10분만 해보세요. 매일 10분씩 1년, 10년 반복하면 안 한 사람과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 계속 읽고 써보세요. 많은 것을 읽고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여 풀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기획자라면 체계적인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을 정리하고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면 기획자는 영원한 을일 수 있습니다. 늘 누군가에게 기획을 ‘sales’ 해야 하니까요. 설령 회사의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함께 하는 직원들에게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을 ‘설득’해야 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기획자에게 읽고 쓰는 것은 일종의 펀더멘탈입니다. 모든 것의 기초죠. 저는 감히 정신의 스태미나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2. 나를 브랜드로 만들기
- 대외적으로 자신을 꾸준히 홍보해보세요. 링크드인 등에 자신의 커리어를 올리고, 브런치 등 전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하는 일을 정리해서 홍보해보세요. 분명 좋은 기회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그렇습니다.) 이는 좋은 기회뿐만이 아니고,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죠. 무언가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정리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바로 grey area입니다.
- 대내적으로도 자신을 꾸준히 홍보해보세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짧게라도 정리하여 구성원들에게 공유해보세요. 나를 계속해서 PR 하여 회사 구성원들이 나를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지하게끔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 알아주겠지’, ‘매일 새벽 7시에 나가 사무실 정리하고 깔끔한 상태로 앉아있으면 알아주겠지’, 이제 그런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불량해도 성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잘 알려야 합니다.
3. 의사전달을 확실히 하기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으로 계신 임정욱 님이 쓴 책 ‘나는야 호기심 많은 관찰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회의시간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거침이 없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자칫하다 상처를 입을 정도로 냉정하게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태도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떤 사물, 제품에 대해서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주변의 상황, 어떤 맥락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세련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저도 세게 얘기하면 상처를 안 받는 건 아닙니다.)
- 사람 좋은 yes맨은 이제 그만,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면 no 하세요. 괜스레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어 준후 나중에 뒷감당하기 곤란한 상황이 된다면 모든 조직원에게 마이너스가 됩니다. 도전하는 것은 좋지만, 스스로 판단했을 때 120%를 하려는 건지 200%를 하려는 건지 잘 판단해서 행동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단순히 일정을 조율하고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기획자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기획자로서 어떤 퍼포먼스를 내야 할지, 회사 내에서 어떤 것을 증명해야 할지, 본인이 원하는 업무 역량을 위해 어떤 배움이 있어야 할지 깊게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태도를 견지하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아니면 이미 누리고 계실 수도 있겠죠 :)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