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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Dec 03. 2019

가는 세월을 잡을 수가 없다

분명 밀레니얼 시대가 온다고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이다. 그렇게 무상하게도, 20년의 세월은 흘러갔다. 성취도 성취지만, 이렇게 살다간 좀처럼 남는 것 없이 흙으로 돌아가 버릴 것 같다.


20대의 삶은 항상 미래에 대한 어렴풋한 기대가 뒷받침되었다면,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은 그저 스러져갈 것, 얼마 남지 않은 것, 이제 uphill이 아닌 downhill인 것들에 자꾸만 시선이 쏠린다.


세월의 특징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야속하게 그저 흘러가 버린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에 2019년 신년회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며칠 뒤면 망년회를 할 것이다. 뭔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인생인데, 욕망 하나하나 무엇 때문에 붙잡고 있나 싶기도 하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현실적 한계와 환경적 변화로 급격이 위축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늘 다음날, 그리고 다음의 미래를 보며 살아가고 있지만, 어찌 그런 날이 맘처럼 쉽게 왔었는가? 혹은 찰나처럼 왔다고 하더라도 어디 만족할 만큼 지속되었던가?


그래서 늘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려 한다. 아니, 겸손할 수밖에 없다. 한 개인의 인생이란 어쩌면 너무나 보잘것없기도, 또한 무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성취는 빛바랜 과거가 되고, 오늘 나의 인정받음은 다른 사람의 볼멘소리로 인해 쉽게 위축된다. 


그냥… 알 수 없는 인생이다. 성취 앞을 달려가던 젊은 아버지가 어느새 60대 노인이 되어 나의 손을 따뜻하게 어루 잡던 모습이 많은 상념에 빠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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