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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Feb 23. 2020

작은 설렘

어떤 물리적인 성취나 객관적인 지표에 항상 목말라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객관적인 ‘무엇’은 참으로 지독한 것이어서 어떤 목표를 달성 하더라도 일종의 ‘성취감’은 이내 사라지고 또 다른 압박감이 나를 사로잡고는 했다. 연애도, 일도, 인생도 모두 다 어느 한 구석에 그런 기준이 자리 잡고 있으니 항상 현실은 불만족스러웠고, 미래도 계산하게 되는 내 모습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를 테면 ‘사업’이라는 목표도 그랬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늘 마음 한구석에는 ‘사업을 하겠다’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직장에 집중을 하지도 못고, 늘 뜬구름만 잡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작은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 나는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상당한 노력을 가해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예상한 정도의 성취는 이루지 못했다. 몇 달 전 실패의 그림자가 조금씩 짙어질 때 마음 한 켠에 작은 혼란을 겪었다. ‘그토록 원하던 사업에 발을 담구었는데’ 생각보다 반응도 없고, 그동안 사업을 위해 준비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먹히지 않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나는 무엇이지’ 하는 혼란감이 엄습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세월을 보내던 와중에, 어느 글귀를 발견했다. ‘작은 끌림을 좇는 삶을 살자.’ 그런 문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원대한 목표나 삶의 지표를 지정하지 말고, 작은 설렘과 끌림에 귀를 기울이며 한 발자국씩 전진해가자, 그 방향성은 누군가가 정해준 것이 아닌 나만의 오리지널리티가 가미된 것이다.’라고 해석된 그 글귀는 내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


꼭 사업이라는 거창한 것, 아름다운 여인과 행복한 삶이라는 거시 목표가 아니더라도 삶에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을 ‘진짜로’ 깨달은 것이다.


‘갤럭시 폴드를 손에 쥐고 전자책을 브라우징 하는 설렘’

‘현재 회사에서 새롭게 배우고 있는 것들’

‘앞으로 다른 회사에서 경험하게 될 새로운 산업, 분야, 깨달음들’

‘새롭게 만나게 될 사람들과 그들의 통찰력’

‘책에서 만나게 되는 신선한 관념들’


그런 것들에 집중하며 무엇이 나를 좀 더 끌리게 하는지, 무엇이 조금 더 재밌어 보이는지 관찰하며 그런 것들에 맞추어 삶의 키를 조금씩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미치자 삶이 확실히 조금 더 흥미로워진 것이다.


남이 가진 것에 탐내지 않고, 내 방향을 나만의 속도로 갔을 때 나만의 유니크함이 세상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되는 심리도 생겼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면 어쨌든 그 분야는 내가 세계에서 1등이 아닌가. 속도를 늦추어도, 방향을 틀어도 모두 나의 ‘유니크’함에 기반한 것이니 주눅 들 필요도 없고 조급할 필요도 없다. 글도 내 스타일대로 쓰고, 생각도 내 스타일대로 한다. ‘혼자 사는 삶’이 아닌 ‘개성이 충만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럴 때 진짜 내 모습 ‘빛’이 날 거라는 통찰을 얻었다.


앞으로 그런 생각을 좀 더 확장하고 깊게 가져가 보려 한다.


오늘이 내일이 되고 내일이 내일모레가 된다. 작은 끌림에 집중하고, 소소한 행복에 끌리는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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