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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배웁니다 May 07. 2017

2번째 사춘기

누구나 사춘기를 겪는다. 대략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즈음, ‘나’라는 존재가 좀 더 객관화되어 보이게 되고, 항상 어딘가에 부분 집합으로 존재했던 ‘내’가 독립된 ‘나’로서 진정으로 존재할 수 있는 첫 번째 시작점. 사춘기를 겪으면서 사람은 비로소 ‘나’라는 인간이 존재하는구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전에는 누군가의 아들, 딸, 어디 학교 몇 반 몇 번 학생으로만 존재했던 사람에서 비로소 ‘ㅇㅇㅇ’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인격체’로서 본인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굉장히 의미 있는 변화이다. 본인을 자각함으로써 나만의 취향, 세계관, 목표, 목적, 인생관 등이 태동하기 시작된다. 그전까지 부모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존재해왔던 세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본인만의 생각, 가치관, 삶의 태도가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가 진짜 시작점이다. 이때 많은 독서와 경험, 삶에 대한 진지한 사색을 해야 한 개인으로서 세상에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저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면 결국 세상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흘러 다니게 되고, 30분만 깊이 얘기해보면, 바닥이 드러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두 번째 사춘기는 ‘독립’할때 생겨난다.


‘독립’이라는 것은 결국 생계를 본인이 온전히 책임짐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 독립을 통해 사람은 자연스럽게 본인의 삶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늘이 나의 생존이요(최소 전제), 앞으로 나아갈 삶에 대한 이정표(필요조건)이니 보다 치열하게, 진지하게 삶에 임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 끝에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고, 이제 독립을 통해 진짜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어디까지 성장하게 될지, 또 어떠한 깨달음을 얻고, 사회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지는 온전히 나의 손에 달려 있다.


어차피 삶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제대로 살아가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점점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그저 흘려보내는 자(대부분의 사람이 이에 해당된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와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자는 시작이 다르다. 하루를 맞이하고, 마무리하는 과정 자체가 다르다.


물론, 결론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결과’가 아니다. 주지할 점은 삶을 대함에 있어 진지함이 곁들여진 사람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단지 오늘을 즐기며 산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피상적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제대로 몰입하고, 세상과 나, 나의 내면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얼마든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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