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 배웁니다 Jul 03. 2017

그 사람만 없다면

그 사람만 없다면 모든 게 잘될 것 같아. 우리가 지금 이렇게까지 된 원인은 그 사람에게 있어.


과연 그럴까?


그 사람이 없어진다고 한들 본질적인 인간관계의 갈등 요소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없어진다고 해도 평화의 순간은 잠시만 지속될 뿐. 결국 여기저기서 다시 분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이다. 사람과 사람, 인간관계로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애초에 그런 식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 집중되어있던 갈등의 요소가 다른 사람들로 분산되든 아니면 새로운 ‘그 사람’이 나타나든 결국은 또 반복된다. 잠시나마 우군이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면 언제든 그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공동의 적이었던 ‘그 무언가’를 물리쳤더니 이제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새로운 갈등의 요소가 부각되기 시한다.


가난이라는 큰 적을 눈앞에 두고 똘똘 뭉쳤던 부부가, ‘부’라는 새로운 선물을 얻게 되자 갈등이 급진전되어 이혼하게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결국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영속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결국 무언가가 또 오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이 필연임을 받아들이면 된다.


욕망이 존재하는 한 갈등은 항상 내재되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잘 살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