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스케줄은 오후다.
부러 그리 하였다.
날마다 아빠에게 간다.
거의 모든 매일 간다.
늘 가도 늘 민원이 있다.
이거 통장이 이상하다.
나 가스비 잘 나가고 있냐.
문이 이상하게 뻑뻑하다.
잠이 너무 많이 온다.
나처럼 아무 능력 없는 자로서는 귀를 활짝 열고 들어 드리는 게 최선이지만,
어쩌면 그게 최고이면서 유일할지도...
오전 스케줄은 원천봉쇄,
아빠는 혼자서는 어디도 가실 수 없다.
주로는 기운이 없다.
두려운 일,
아빠의 노쇠다.
마치 죽음이 눈앞에 와 있는 듯이 힘겨운 걸음,
나는 손에 힘을 주고,
눈을 부릅뜨시라 청한다.
예전 기억들을 소환하고,
박수를 치며, 소리치자고 독려한다.
부디
지금처럼만 움직이시고 사고하셔라.
내 인생에 가장 긴 시간을 아빠와 보내는 중이다.
웃고 걷자.
손잡고 고백하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