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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Sep 30. 2022

자기 계발

소소한 전략

서울 살 때는 거점마다 익숙한 빅이슈판매원이 있었다.

목동은 현백 연결 지하도,

여의도는 전철역 앞,

종로는 어느 빌딩 앞이었다.


빅이슈는 판매하는 노숙인에게 직업이 되어주고,

그들에게 절반이 지급된다기에 보일 때마다 구매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잡지의 글이 읽을 만하지 않으면

좀 좋아져라 좋아져라 주문도 외우고,

편집부로 메일도 적어보고 그랬다.


경기도로 이주한 후 빅이슈는 멀어졌다.

판매하는 분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도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다가 경의 중앙선 숲길에서

오랜만에 만난 빅이슈 아저씨를 보고

반갑게 카드를 들이밀었다.

빅이슈만큼은 현금으로 샀었는데,

백원도 없었기에 나는 좀 미안해했다.


그러나 그는 박꽃처럼 웃으며 괜찮다고

요즘 세상에는 현금이라는 게 귀하다고

그런데 특별판으로 드릴까요? 물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이천 원쯤 더 결제하면서,

마스크 두장과 꼬마 메모장과 펜이 더해졌다.

성경을 필사할 때 쓰기 좋은 펜, 이라는

당신의 이야기가 함께 왔다.


고마운 전략이다.

마스크 필수시대에 마스크와

손글씨 부족 시절에 잘 써지는 펜이다.

그 더해진 수익은 부디 온전히 당신의 손에 떨어지기를 바란다.


건강한 계발이다.

게다가 빅이슈 내용이 아주 단단해졌다.

글의 질이 훨씬 훌륭하다.


#함께살자#나도한많은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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