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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Feb 15. 2023

어머니의 난제에 함께 봉착하다.

까마귀소년을 더함

구글검색한 사진을 한 장 투척한다.

어떤 어머님이 이 책을 들고 오셨다.

독후록을 쓰라는 과제를 주었던 아이,

나와 6년 지기라서 유년부터 주욱 사진으로도 남은

아끼는 친구다.


예전에 읽으면서 울었던 것 같기는 한데

뭐가 어려우셨을까,

아이와 함께 책장을 넘긴다.


공부도 못하고 아이들과 섞이지도 않고

그러다가 사팔뜨기흉내를 내고,

귀를 닫고... 입도 닫고


눈물이 냉큼 나고 말았다.

언어인지능력이 다소 느리게 발달하는 아들,

학교에서 친구든 학업이든 그 무엇에서건

소외되었을 아이의 장면이 떠오르셨을 터,

그저 터벅터벅 개근한 이야기 속 주인공에 대해

무슨 글자를 적으실 수 있으셨을까.


엄마도 울었지?

네. 선생님도 우네요.  울지 마요.

넌 누구보다 학교를 좋아해.

급식도 좋고 개별반활동 들도 신나지.

그리고 헬로카봇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짱이잖아.

뭐 아무거나 진짜 좋아하는 걸,

가슴에 품고 살면 그러면 충분하다.

이렇게 적자.

뚜벅뚜벅 학교에 가겠다,

이렇게 적자.

선생님, 나 풀빌라에서 아빠랑 노는 것도 진짜 좋아요.


아이가 웃는다.

내가 배고프다고 하면 자기 간식하나 손에 조몰락거리다가 어색하게 건네는 아이다.

미숙아였으나, 어느새 내 턱끝까지 자라났다.

진짜 좋은  거

그거 하나 찾지 못하고 그냥 가는 사람도 많아,

넌 훌륭해, 칭찬한다.

선생님도 아직 잘 몰라.

아니에요, 선생님은 나를 사랑해.

마음은 늘 미숙해서 들키고 만다.

또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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