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의 팔 할이 선호하는 토끼,
먼저 좋아하는 동물묻기다.
질문자체에 답을 머뭇거리면 선생님은 호랑이가 좋아.
커다랗고 힘도 세고 멋지잖아.
대분분은 뭐라도 답이 나온다.
대부분 토끼,
귀엽잖아, 정도의 답이다.
토끼가 초식이고 눈이 빨갛고 귀가 길고 뒷다리가 길고 등의 일반적 이야기와 함께 간단토끼그리기도 실시한다.
숲에서 토끼는 좀 약해, 그래서 토끼를 잡아먹으려는 커다란 짐승도 많지?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어느 날 아침 토끼가 커다랗게 변신한다.
뾰족 이빨에 날카로운 발톱까지...
하루아침에 힘을 얻은 토끼는 여우와 호랑이를 꿀꺽 삼키고 평소 친하던 초식 순둥이들도 마구 괴롭힌다.
이유도 없이...재미로...그러나 해가지자 다시 작아진 토끼는 고개를 갸웃, 친구들과 어색하다.
그리고...
너라면 어때?
날아가는 비행기 잡기,
빌딩 부러뜨리기, 학교밟기
아이들의 다소 과격하지만 당연한 반응과
발달아이들은 나는 뭐 키가 크겠지.
커지겠지... 정도의 소심한 팩트언급에 이어
새로 만난 아이 한 명이 난 사람들을 지켜야지
커지면 힘도 세고
슈퍼히어로처럼
난 태권도도 할 수 있고... 어차피 하루겠지요.
문득 쓸쓸한 마무리다.
뭔가 대단해지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망을 지닌,
아이를 만났다.
내가 날개주머니가 있다고 뻥치자,
얼른 본인은 마술우산이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만하면 이미 나를 정서적으로 구해준 셈이다.
실컷 마주 웃었다.
치료실 안에서 하는 것처럼 마구 대화할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잘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