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악하는 개를 본다.
쓰러지고 피를 흘리는 이는 나인데,
개도 그 개를 미약하게 제지하는 주인도
나를 향한 적의를 숨기지 않는다.
길에 똥을 싸고
그냥 가기에 건넨 한마디다.
보기에 좋은 일은 아니다.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다.
똥은 치우셔야지요.
난데없이 낮은 음성으로
욕설이 날아든다 싶었는데,
개가 발목을 물고 있다.
비명과 함께 개를 떨구어낸다.
발악하는 둘을 본다.
언제라도 너를 공격할 수 있다는,
득의만만한 두 개체,
사람과 개가 쉽사리 구분되지 않는다.
나는 피를 뿌리며 벤치에 주저앉아,
뭐가 잘못된 걸까 잠시 생각한다.
밖으로 나온 나의 허술한 산책이다.
개를 숭상하지 못한 매정한 마음이다.
타인에게 함부로 입을 놀린 경거망동이다.
태초에 사람으로 태어난 거기서부터였을까.
말로 먹고사는 일,
나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다.
요즘 불쑥불쑥 화가 나고 걱정이 되고,
눈물이 난다.
말이 독이 되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거기 어딘가에 숨은 자,
그는 모든 시민을 향하여 똥 뿌리고 냅따 공격하는
병든 개에 불과하다.
엄히 다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