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보고서

네가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by 다듬

6세에 만나 10세에 헤어진다.


인지가 부족하고 양육이 서툰 부모아래,

지극히 똘똘하고 평범한 아이다.


만화책으로 배운 사자성어로 잘난 척하고

반려묘로 유튜브채널을 만들고

여사친이었는데 이제 '사'자를 떼고

여친이라는 말을 수줍게 했다.


너는 지극히 평화롭게 자라나도 좋았다.

해본 것도 없고

가본 적도 없고

오직 폰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를,

강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던 너인데...


난데없이 부모파경이라니...

감지했으나 막을 수 없었다.

미숙한 이들의 격한 감정은 결코 타인이 개입할 그것이 아니었다.

아이는 덤덤하다.

이혼한다고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허기져하는 아이에게 있는 대로 다 먹인다.

마지막으로 한번 꼭 안아주고,

핸드크림 발라주고,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책이며 문구며 담아 보낸다.


무조건 잘해주고 품어주는 사람을 겪어보지 못한 너는 또 그 표정이다.

왜 잘해주지?


그림을 그려줄게요.

온갖 능력을 다 가진 고양이예요.

진짜 우리가 아는 모든 능력,

마블에 나오는 영웅들의 집합체다.

너는 그만큼 대단한 것들을 꿈꾸며 살아가겠지.


다시 볼 수 있을까,

어쩐지 뭔가 불안하고 미안하고

무책임한 헤어짐이다.


잘 지내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