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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

수능을 앞둔 조카에게

by 다듬

와, 와, 와

탄성을 3회 내지른 후,

편지를 시작한다.


이모는 삶을 늘 계단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

어떤 나이든 어떤 시간이든

각자의 계단을 만들지.


가끔은 부실하기도 해,

만드는 일이 귀찮기도 해.

위로 올라갔는지 가늠하기도 힘들만큼 조그마한

계단도 있고,

결국은 부서지고 말았구나,

땅꺼질 듯 한숨을 쉬며 하루를 공치는 날도 있을 터


대단히 떨리고 긴장되는 계단짓는 날이구나.

담대해지기 힘들 거야,

모두가 예민해질 테고 뾰족한 순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의 계단 역시 온전히 너의 것이란다.


언제나 우린 너를 향하고 응원하고 한결같이

여기 이쯤 떨어진 자리에서 또 이렇게 있을게.

언제든 게으르고 싶은 순간에 달려와 칭얼대렴.


촌스럽지만, 화이팅!


별거지만 별거 아닌 날,

나아중에 보면 그저 그런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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