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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Sep 26. 2020

감정을 담는 프랑스 요리

일곱 번째 : 쌍 무지개

감정 요리/기대감 期待感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o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



"저기 어딘가 무지개 너머 저 높은 곳에  

자장가에서 한번 들었던 곳이 있어요.

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는 파란 하늘이 있고

상상하는 꿈들이 이루어지는 곳."



영화 오즈의 마법사 ‘over the rainbow” 노래 가사이다.  무지개 넘어 상상하는 꿈들 있는 곳.  

도로시와 친구들이 무지개를 보면 자신의 꿈과 소원을 찾아간다.

여기서 무지개는 꿈을 이루어지는 상징이며 희망이다.


비가 오고 갠 하늘에 무지개가 뜨면 사람들은 무지개 보며 미소 짓는다.


그즈음, 우리 집에는 두 개의 무지개가 떴다.  나의 꿈과 아이의 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엄마는 자식의 꿈을 이루게 하는 가이드이다.  가이드는 낯선 여행지를 익숙하게 만들어 좋은 여행이 되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엄마라는 존재 역시 자식의 꿈을 위해 그 길은 용기 내어 가 본다. 그리고 자식이 꿈꾸는 길에 대해 조언하며 가이드한다.


내가 자식이었을 때 금지되고 제약되는 것들이 많았다. 여자라서 안되고, 집안의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안 된다고 하셨다. 부모님 생각과 달랐다


 나는 답답했다. 내가 부모가 되면 자식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수용하기로 다짐했다.


나는 딸아이의 꿈을 막아서지 않도록 가능한 많은 경험을 시키려고 노력했다.

내가 모르는 것은 내가 나서서 딸아이보다 먼저 경험해 보기도 했다. 나는 자식의 꿈을 위한 가이드가 되기로 했다.


춤추는 댄서가 되고 싶다고 하면 기획사 하는 후배에게 도움받아 수업을 받게 했다.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인맥을 동원 해 라디오 방송국 견학을 시키고 글 쓰기는 일을 시켜 보기도 했다.


노래하고 춤추고 내게 없는 재능이었다.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에 꿈을 가이드하는 것은

낯선 여행지를 먼저 경험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친한 동생이 배우, 가수 에이전트에서 일하고 있었다.

동생에 도움으로 신인 배우 매니저 일을 하게 됐다. 경력이 없는 나는 동생에게 물어가면서 일을 익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갔다. 내 아이가 배우가 되고, 가수 되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더니 힘들지 않았다.


내가 맡은 신인 여배우가 내 딸이라 생각하면서 세밀하게 일을 했다.

배우와 매니저는 두 다리에 줄 묶고 뛰는 게임과 같았다.

호흡이 잘 맞추어야 넘어지는 일 없이 완주를 할 수 있다.

매니저 일이 익숙해지면서 내 배우는 출현하는 작품도 늘어났다. 처음 시작할 때는 드라마 회당

출연 횟수가 적었다.  하지만, 우리가 호흡을 잘 맞춘 덕분에 출현하는 작품에 횟수가 늘어났다.


매니저 일이 처음인 것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회사 대표에게 칭찬도 들었다.

일하면서 배우가 하는 일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많았다.

지켜보며 나는

내 아이가 배우이라면 어떨까? 가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딸아이에게도 현장을 보여주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말해 주기도 했다.


꿈이 있는 엄마는 힘들다. 아이를 등에 업고 등산하는 것과 같다. 내 꿈과 아이 꿈이 동시에 자라면서  근력이

키워지지 않으면 무너진다.  딸아이의 꿈을 가이드하는 동안 내 꿈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무지개를 위해 30분 단위로 시간을 계획하면서 시간을 금처럼 썼다.


커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책으로 공부했다.


매니저는 배우가 촬영에 들어가면 매니저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그 시간 동안 매니저끼리 차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담소를 나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커피 관련 책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미니 시니즈 16부작이 끝나는 동안 내 차에는 읽은 책이 쌓여갔다.


그때 읽었던 책들이 지금도 책장에서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매니저 일을 하면서 핸드 드립 수업도 계속했다. 연습 시간에 없어서 손이 쉴 시간에 주전자를

핸드백처럼 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남들이 이 광경을 보았으면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750ml 물을 담은 주전자를 엄지와 중지로 들고 0.3mm의 가느다란 물 주기가 끊어지지 않고 원을 그리며 물 주기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 원을 그리는 동안 두 개 손가락으로 주전자를 30도 정도 기울이면서 원을 그리는 것은 쉽지 않다.  두 손가락에 힘, 유연함이 있지 않으면 0.3mm의 물 주기 원을 그리기가 어려웠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주전자를 오랜 시간 손가락에 끼고 다녔더니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혀 매일 반창고를 친구 삼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식사 준비하는 내 엉덩이를 두들기면서 남편이 말한다.

“ 이제 영혼을 내리는 바리스타 되겠어.”

나는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

“ 자면서 하늘에다가 핸드 드립 하던데. 꿈에서까지 핸드드립 하는데 눈감고도 하겠지.”

주전자를 핸드백처럼 끼고 다닌 결과이었다.

선생님께 아침에 꿈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에  말에 동의한다며 빨리 커피를 내려 보라고 재촉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드립을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누군가 내 손을 잡고 물 주기를 내려주는 것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커피가 내려졌다. 전날까지 잘 안 되던 드립이 오늘은 어제와 달랐다.

갑자기 눈떠 보니 거인이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선생님도 흐뭇하게 바라보신다. 그리고 내린 커피를 달라고 하셨다.

커피 잔에 손을 감싸고 향을 맡으시며 입술에 커피를 적셨다.  다른 때보다 신중히 커피를 음미한 후 말했다.


“ 축하 해.  커피에 향과 맛이 다 추출됐네. 이제 수업 안 해도 되겠네.”


이 말을 들으려고 수개월은 나는 물 주기에 미쳐 있었다. 눈물이 났다.  

그동안에 시간이 영화 필름처럼 돌아갔다. 무지개 넘어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나의 무지개가 뜨는 순간이 왔다.


딸 아이기 수능 시험을 보았다. 수능 점수가 발표되고, 자신에 원하고 대학교에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며 딸의 무지개를 향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대학을 합격한 딸을 보고 나는 뉴욕 행 티켓을 끊었다.


<나와 아이의 꿈이 쌓인 서고 >




추천 레시피


24시간을 꿈으로 가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삼시 세끼를 챙기기 어렵다.

한 끼를 먹더라도 든든하고 영양을 챙길 수 있는 레시피를 추천한다.



마더스 샌드위치

Sandwich de maman

(avec le macaroni et la salade de pommes de terre)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마카로니 치즈와 에그 감자 샐러드를 샌드위치 안에 넣었다.  


마카로니 치즈를 약간 매운 소스에 버무린다. 에그 감자 샐러드는 레몬소스와 마요네즈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약간 매운맛이 피클이 필요 없이 개운하다.  달고, 짜고, 고소하고

매운맛이 어우러져 풍부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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