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편
부모님이 떠나신 뒤, 집안은 한동안 정적에 잠겨 있었다.
명절에도, 식탁에도, 그분들의 빈자리가 짙게 남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이제는 내가 부모의 자리를 이어가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 가족은 네 명이다.
남편, 그리고 두 아이, 그리고 나,
가끔은 웃고, 가끔은 다투고,
어떤 날엔 서로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엔 같은 식탁에 모여 앉아
서로의 온기를 확인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남편의 배려,
하루의 끝에 모여 앉은 소박한 저녁상...
그 작은 순간들이, 이제는 내 삶의 중심이 되었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건.
물질보다도 '가족을 잃지 말라'는 마음이었다.
그 가르침이 요즘 들어 더 깊게 다가온다.
이제는 아이들이 나를 의지하고,
남편과 나는 부모의 자리를 함께 지켜간다.
나는 더 이상 부모님의 며느리로만 살지 않는다.
이제는 아이들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그리고 한 가족의 기둥으로 산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제는 미루지 않겠다.
가족과의 시간만큼은 꼭 지켜내겠다고
그렇게 다시,
우리 네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