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엄마의 마음은 늘 반 걸음 앞에서 멈춘다

27편

by 지니

고2 아이를 둔다는 건

바람이 불기 전, 공기가 묵직해지는 순간을 느낀느 것과

비슷하다.

아직 폭풍은 오지 않았지만

슬슬 마음이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


아이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도

'혹시 요즘 힘든가?"

'학교는 괜찮은가"

엄마는 늘 반 걸음 앞에서 멈춰 서서 바라보게 된다.


고2는 묘한 학년이다

아직 수험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가로운 시기도 아니다.

진로 상담이 시작되고, 모의고사 성적표가 조금씩 방향을

말해주는 시기

하지만 아이는 아직 '어른'과 '아이'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우리 딸도 그렇다.

갑자기 말이 많아졌다가,

또 어떤날은 방에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엄마가 섣불리 다가가면

'아니야, 괜찮아'

그 한마디로 모든 문이 닫히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아이의 마음 앞에서 조심스레 멈춘다.

억지로 문을 여는 게 아니라,

언젠가 아이가 스스로 열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입시정보, 학원, 내신 비교과

엄마로서 챙기고 싶은 것들은 늘 많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 모든 부담음 한꺼번에 떠 넘기지 않는 '안전한 집'

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의 일정 속에 '기다림'을 넣었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시간보다

아이의 마음이 저절로 말 걸어오는 시간을 기다리는

여유를


아이가 어느 날은 힘들고,

어느 날은 잘 웃고,

또 어떤 날은 말없이 나란히 걸어주는

그 모든 하루가

고2라는 시기의 자연스런 리듬이니깐


나는 그저 아이가

스스로의 속도로 자라가도록 지켜보고 싶다.

지금은 고2

아직 한 해 더있다.

아이가 날개를 펼치기 전,

숨을 고를수 있는 마지막 고요한 시기다.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우리 딸이 잘 자라고 있구나

그리고 나도 엄마로서 잘 버티고 있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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