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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작가 Oct 22. 2019

생각

<보다> / 김영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의 말은 <시저는 죽어야 한다>에서 죄수들이 왜 <줄리어스 시저>의 배역은 태연하게 소화하면서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을 연기하는 일에는 서툴렀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힌트를 준다.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끝없이 변화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은 바로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그 생각을 적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올해 여름은 김영하라는 작가의 세상을 여행한 여름이 되었다.

여행을 사랑하는 글쟁이라는 데 나 혼자 괜히 끈을 부여하고

마치 절친이라도 되는 양 그의 속마음을 들춰보는 듯해 스스로가 웃기기도 하다만,

작가 자신이 에세이란 틀 속에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으니 그 우스움이 약간은 덜어지는 기분이다.

보고, 듣고, 말하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의 위험에 대해 나는 종종 생각한다.

물론, 인풋 없이는 아웃풋이 점점 힘을 잃게 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는 행위에는

소위 말하는 중도 혹은 발란스를 잃은 것이 되어버릴 테니.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정직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나의 다소 고지식한 바람을 위해서라도

필자가 말한 ‘생각’하는 자리를 놓치지 말아야 하리라 다짐한다.

하여

고개를 주억거리며 따라간 그의 생각 속 여정은

무척이나 유쾌한 여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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