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팀장의 일
팀장이 되고 나서 지금도 어려운 것,
'나' 아닌 '팀원'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왜인지? 본능적으로 불편하다.
어느 날,
관리자가 받는 월급의 일부는 '책임'의 값어치라는 생각이 들고 난 후,
책임을 회피하는 관리자가 무능력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MZ는 들으라! 나 포함...)
상위결제권자로 이름 석자 도장을 찍는 행위의 결과일 테고,
그 명목으로 좋게 말하면 슈퍼비전? 나쁘게 말하면 딴지?를 걸 수 있는 권한의 결과일 테다.
최고관리자부터 중간관리자가 모두 동일한 가치로, 동일한 기준으로 결제하지 않는다면
결제권자 중 누군가로부터는 피드백을 받기 마련이다.
물론 동의도 피드백이고, 반대도 피드백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같이 지겠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처음 경위서를 쓴 사건이 있었다.
팀장이 된 지 2년이 딱 넘고, 3년 차에 접어들던 시점이었다.
부서를 옮긴 지 몇 달 되지 않아 새 부서에서 사고가 터졌다.
나가야 하는 활동수당이 나가지 않은 것이다.
그 수당을 관리하던 담당 직원이 퇴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뒤늦게 예산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었다.
약 160만원에 달하는 금액, 일종의 '급여'와도 같으니 사안은 심각했다.
사고를 보고하는 순간, 얼마나 긴장되던지... 하하
사고에 대한 수습은, 상사가 회사에 보고하면서 즉시 이루어졌고!
그 책임은 직원의 급여관리를 하지 못한 중간관리자인 팀장이 경위서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보고 한 직속 상사로부터 관리자의 책임과 사과를 받으며,
팀장은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임을 몸소 느낀 날이었다.
상사 왈,
'새로 간 부서에 적응하는 기간에 내가 더 잘 챙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최고관리자에게 바로 보고하고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손실이 발생한 부분에 대한 경위는 남겨놓아야 하니 중간관리자로서의 책임을 경위서에 작성해 달라.'
충분히 이해됐다.
관리자의 역할도 알았다.
누가 책임지는 것을 떠나
사고를 수습해 준 상사가 고마웠고,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신뢰로웠다.
회사라는 곳은 혼자 일하는 자영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온전히 혼자 책임질 일은 없다는 건 안심이겠지.
공동책임이라...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다.
팀원은 담당자로서의 책임이 있을 테고,
팀장도 상위관리자와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분란의 시작은 그 과정 중에 누군가의 책임을 미루면서 시작되겠지?
실제로 새로 온 MZ세대 팀원이 입 밖으로 꺼낸 말을 전해 들었다.
"팀장님이 결제하셨잖아요. 왜 저한테 그러세요."라는 말이었다.
실제로 들으면 황당할 거 같긴 하다.
(옆 회사의 팀장으로부터 들은 에피소드이다.)
물론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알지, 알지.
하지만 누가 됐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건 안된다.
사실 제일 쉽고 편한 게 남 탓이다.
이번달에 갓 팀장이 된 옆부서에서는 허구한 날 팀장은 팀원을 탓하고, 부장은 팀장을 탓하고 있다.
(팀원의 의견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
팀장으로서,
온전히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 편이 쉽겠지.
그 책임을 관리자와 함께 나눈다는 거...? 입장차일테다.
물론!
담당자로 일할 때는 관리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관리자가 되니 왜 담당자로서의 책임감을 우선하고 싶어 지는지... 하하
지금은
'담당자'가 담당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팀장'은 그 담당자인 팀원의 업무를 관리하는 책임으로, 사고를 함께 수습하고 해결하는데 그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억울해하지 말자.
팀장이라면 뭐가 됐든, 피해 갈 수는 없다.
책임을 피해 가려는 순간...?
팀원도 책임을 피해 가고, 상사도 책임을 피해 가고? 하하.
쉽진 않겠지만 노력해야 한다.
책임지는 노력, 억울해하지 않는 노력,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팀장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노력...
이렇게 책임을 져야 하는 팀장의 자질을 얘기해 보자면...!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