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직장인 생활
업무 안에서의 역할과 책임은 명확하고 깔끔한 게 좋다.
담당자로서 책임을 갖는다는 것은 담당 역할 안에서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협업이 많은 구조, 역할과 책임이 뒤엉퀸 구조는
MZ세대 직원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이다.
실제 다니고 있는 회사의 신입직원이 입사하고 난 후, 가장 처음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룬다. 회사 안에서도 회사 밖에서도 많은 사람과 함께 협업을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담당자 간의 협업 구조를 일러주며 하라고 하니까, '그냥' 한다.
명확한 기준도 잘 모르겠고, 그저 팀장이 시키는 대로, 부장이 시키는 대로 한다. 그러다 보면 혼란이 온다.
개개인의 수십 가지 다른 상황 속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없고, 그저 상사가 시켜서 일을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비록 담당자이지만 역할과 권한이 희미해져 가는 순간, MZ는 결국 담당자로서의 책임감을 잃게 된다.
스스로 결정하고 고민하고 협업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회사에서 제시하는 협업 구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듯 싶다.
끝내 ‘협업'이라는 그늘에 숨어 공동 책임을 내세우며, '일을 잘하는 사람'과 '일을 잘 돕는 사람' 간의 능력치를 희석시키고야 만다.
어떤 직원이 한 표현이 있다. '비빔밥'같다고. '우리 팀은 각자 일을 비빔밥처럼 다 섞어서 누구의 일인지, 누구의 책임인지 모르게 다 같이 한다.'라고 말이다.
직접 힘들어 봤고, 또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협업을 하라고 할까?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왜 굳이 다른 사람과 같이 하라고 할까?
오히려 소통구조가 많아지고, 관리하고 점검할게 많아지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고민을 하다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협업을 하라는 건,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나누라는 뜻이 아니라,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최고의 업무 결과를 기대한다는 뜻이라는 걸 말이다.
특히 사람을 대하는 일에는 효율이라는 말보다,
효과라는 측면이 더 중요할 때가 있으니까.
협업을 하는 마음가짐은 같이 일하는 동료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시작된다.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내 옆의 동료와 같이 하는 이유는, 각자 담당하고 있는 역할에서 동료의 전문성을 믿고 인정하라는 이유가 아닐까.
누군가 더 오래 일 했다고 해서, 더 높은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아닐까.
나름의 해답을 찾고 나니 협업하는 과정이 오히려 재밌어졌다. 더 이상 협업이라는 구조가 불필요하다, 불명확하다 여겨지지 않는다.
책임자로서 역할과 권한을 가졌다 오만하지 않고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조정하려는 겸손이 생겼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맡은 역할에서 전문성을 갖추려는 욕심이 생겼다.
여전히 명확하고 깔끔한 게 좋다.
서로 각자의 역할에서 전문가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행할 때! 완성될 것이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위할 때!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