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들이 옮겨지고 있다. 선원들은 자신들이 데려온 사람들을 하나 둘 잠수함에서 내려 옮기기 시작했다. 선장의 이런 돌발 행동을 대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후회가 들었다. 선장은 우리의 시스템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했다. 우린 모든 일에 신중한데 선장은 너무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다. 종자에 집중하느라 선장의 의중을 눈치채지 못했다. 선원들과 뭍에서 온 사람들은 격리실로 하나 둘 모이고 있었다. 내가 직접 저들을 눈으로 봐야 판단이 설 것 같았다. 선원과 사람들이 모두 격리실로 옮겨졌다. 2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격리실에 선원들과 외부인들을 분리하라고 지시했다. 격리실 문이 닫히고 창을 통해 선장과 마주 섰다. 땀에 흠뻑 젖은 선원들이 눈에 보였다. 문 옆에 걸린 수화기를 들자 선장도 수화기를 들었다.
“ 저들을 데려온 이유가 뭔가요?
“ 종자만 가지고 올 수 없었습니다. 종자 기지를 지키던 연구원들과 그 가족들이 있었고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외부인이 함부로 올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 허락받지 않은 일을 독단적으로 하다니! 이 일은 곧 위원회를 소집해 알릴 테니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모두 9명이라고 했나요?”
“네, 그렇습니다.”
“일단 그들을 모니터로 확인을 좀 해봐야겠네요.”
선장을 뒤로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격리실 CCTV를 작동시켜 화면으로 그들을 살펴봤다. 침대에 누워 잠이든 사람들 속에 아이들이 보였다. 네댓 살 정도의 아이 셋이 인형처럼 누워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필요하지……’ 시선이 아이들을 지나 볼록한 배를 옆으로 뉘이고 잠이든 여자로 향하자 몸이 굳어졌다. ‘9명이 아니고 10명이야.’ 혼자 중얼거리며 한참 동안 임신부를 지켜봤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그 옆으로 화면을 돌리자 마지막 침대에 잠든 사람이 보였다. 화면을 확대하니 배에 올려진 주름 잡힌 손이 보였다. ‘이런… 곧 다시 9명이 되겠군.’ 긴 한숨을 몰아 쉬고 비서에게 위원회를 소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고는 다시 선장이 있는 격리실 수화기를 들었다.
“선장, 저 노인이 대체 여기에 왜 왔는지 이유를 설명해 줘야겠는데요.”
“그분이 이곳에서 꼭 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데려왔습니다.”
“그게 뭔가요?”
“생존이요.”
“생존?”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사람입니다. 저 노인이 깨어나면 위원장님이 만나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한참 선장을 바라보다 수화기를 내려놨다.
생존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