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20장 : 팀장 2020.08.03

by 꿈꾸는나비

침묵을 깬 건 종현이었다.

“이번 사건 진짜 이상해요. 폭탄으로 시작해서 북극곰에 과거가 조작된 선애랑 교수까지. 심지어 교수는 죽었다가 걸어 나가고. 하… 이제 남은 건 한 명이네요. 팀장님이요..”

“그래, 팀장님 찾아서 뭘 숨기는지 물어나 보자. 그래야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 것 같다.”

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팀장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나 지금 전화 걸려던 참인데. 혹시 종훈이도 같이 있어?”

“네, 지금 같이 있습니다.”

“그래, 그럼 스피커폰으로 둘이 같이 들어라.”

전화는 내가 걸었고 팀장에게 물을게 많은데 무슨 할 말인 건지, 종훈에게 눈짓하고 통화를 스피커 폰으로 바꿨다.

“석원아, 종훈아, 나 부탁 하나만 하자. 통화... 녹음하지 말아라.”

“팀장님, 무슨 일이에요. 지금 어디 계세요?”

“부탁한다. 통화 녹음 끄고 전화받아.”

어떻게 해야 망설이는데 종훈이 녹음 버튼을 꺼버렸다.

“팀장님 저 종훈이요, 껐으니까 말씀하세요.”

“둘한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서.”

“마지막이라니요?”

“응. 이게 마지막 통화가 될 것 같아. 묻지 말고 그냥 듣기만 해. 잠시 후에 내가 자수를 할 거야. 교수의 시신을 내가 유기했다고. 내가 개인적인 이유로 죽은 교수의 시신을 유기했고 그걸로 자수할 거야. 둘은 이 일과 아무 관련 없고 어차피 너희는 따로 알리바이도 있고. 그냥 내가 저지른 일이야. 이유는 알 필요 없고. 그동안 고생 많았는데 앞으로, 음… 당분간 더 고생할 것 같아서 고마웠고 미안하단 말 하고 싶었다.”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팀장님, 석원이 형 차에 있던 블랙박스 봤어요. 그 교수님 분명 두발로 걸어서 팀장님이랑 걸어가는 거 봤어요. 그 교수님 지금 어디 있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석원아, 그 영상 삭제해라. 안 그러면 다 위험해진다.”

“다요? 그게 누군데요? 팀장님 진짜 지금 왜 이러시는 거예요.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냐고요!”

“일이야 진작에 벌어졌지. 우린 지금 그 벌어진 일을 수습하려는 거고. 석원아, 영상 지워. 영상은 누가 봤어?”

“저랑 종훈이요.”

“그럼 너랑 종훈이만 입 다물면 되겠다. 영상 지우고 없애라. 종훈아, 너도 못 본 걸로 해라.”

“팀장님!”

팀장을 부르는 순간 종훈이 내 팔을 잡았다. 그리고 핸드폰을 가져갔다.

“팀장님…… 팀장님이 혹시 북극곰이에요?”

나는 순간 종훈을 바라봤다. 팀장은 말이 없었다. 종훈도 나를 바라보며 팀장에게 물었다.

“대체 북극곰인가 뭔가 하는 조직이 뭐하는 조직인데요? 선애랑 팀장님이 다 북극곰이에요? 그 사라진 교수도 북극곰이에요?”

“너희는 몰라도 돼. 알 거 없다. 어쨌든 나는 자수하고 그다음엔 아무 말 안 할 거야. 그러니까 너희는 너희 할 일만 하면 돼. 그렇지만 영상 꼭 지워라. 일 커지기 전에.”

배신감에 화가 치밀어 올라 종훈이 들고 있던 전화를 낚아챘다.

“영상 안 지우면 어떻게 되는데요. 우리 하는 일이 숨겨진 걸 밝히는 사람들인데 왜 자꾸 숨기라고 하세요!, 팀장님! 그 조직이 뭔지, 뭐하는 조직인지 몰라도 제가 끝까지 밝힐 거예요. 북극곰이요? 북극곰이 287마리 남았다고 했죠? 3마리는 누군지 아니까 나머지 284마리도 제가 다 밝혀낼 거예요? 아시겠어요? 마지막 북극곰 한 마리까지 제가 다 찾아낼 거라고요!”

침묵이 흘렀다. 그 잠시가 영원처럼 느껴졌다. 귀에 심장이 있는 것처럼 귀가 욱신거렸다.

“석원아… 이름은 중요하지 않아. 뭐라고 불리든 상관없어. 존재한다는 자체가 중요하지.”

“대체 그 북극곰이 왜 존재하는 건데요!”

“난 북극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네 딸, 나나 말이야.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고. 네 딸을 위해서라도 이번엔 숨겨라. 안 그러면 다 위험해져. 모든 게 다 사라져 버리는 거야”

들고 있던 핸드폰이 떨어졌다. 팀장은 딸아이의 이름을 알고 있다. 나는 말한 적도 없는데. 나나라는 딸의 이름은 나랑 아내 둘만이 아는 이름인데. 팀장은 어떻게 알고 있지? 떨어진 전화기를 종훈이 집어 든다. 나는 온몸이 마비된 것처럼 꼼짝할 수 없다. 하지만 양손이 후들거리는 게 느껴졌다.

“팀장님, 지금 어디예요. 만나서 얘기해요. 저희가 거기로 갈게요.”

“미래를 바꾸려면 말이야, 지금을 바꿔봐야 아무 소용없어. 과거를 바꿔야지.”

그 말을 끝으로 팀장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종훈은 다시 팀장에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대체 팀장이 어떻게 내 딸 이름을 아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팀장은 분명 내 딸 이름을 나나라고 했다.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왜 북극곰들이 내 딸 이름을 알고 있지?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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