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나와라 뚝딱!
"전 나와라 뚝딱!"
주문이라도 걸고 싶었다. 거들어 주던 예비신랑과 함께 신혼집에서 끊임없이 전을 부쳐나갔다. 보통은 업체의 솜씨로 해결된다지만 이왕 하는 거 직접 해보고 싶었다. 해산물도 과일도 떡도 전부 업체. 어차피 내 손으로 한다고 한들 '전'이 전부였으니 우습게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성을 담고 싶었다. 모든 것이 업체라면 너무나 인공적으로 보였다. 쓸데없이 들어가는 지출을 줄이고도 싶었다. 다행히 신혼집이라는 여유 공간도 있었고, 결혼 전에 후딱 해치우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그런데 제법 힘이 들었다. 예비신랑도 나도 초짜였으니 어지간히 엇나가기도 했다. 애초부터 문을 활짝 열었지만 프라이팬에서 솟아 나오는 연기는 계속 이어졌다. 우리의 속도 부글부글 끓었다.
객식구라며 비닐장갑을 낀 나와 맨손이던 예비신랑은 이것조차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맨손이어야 더 빠르게 부칠 수 있다던 예비신랑은 어느새 주도권을 빼앗고, 직접 요리를 지휘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봤던 세모난 깻잎전, 생선전, 완자전, 고추전, 산적, 그리고 육전까지. (*위의 사진은 생일상에 만들었던 음식으로 대체했다. 이때는 내가 다했다..) 그야말로 여섯 개의 전을 해나가는 여정이었다. 예비신랑이 앞장서 전을 뒤집고 나는 계란물에 묻혀 올려주는 과정이었다.
예비신랑은 "후딱후딱 하란 말이야!"를 밥 먹듯 하며 나를 종용했다. 나는 제발 좀 전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일념 하에 모든 것을 해나갔다. 예비신랑은 전을 부치면서도 완성된 음식을 내 입속에 밀어 넣어주었다. 나는 마치 아기새라도 된 듯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이런 것만 쿵짝이 잘 맞았다. 힘이 들어 그런가? 맛도 좋았다. 계속해 먹다 보니 6가지의 전도 모두 완성! 모양은 그냥저냥이었지만 해냈다는 것에 우리는 만족했다. 해낸 것이면 되었다.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