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지구과학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Milan–Cortina d'Ampezzo) 동계올림픽이 2월 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총 12개 종목에 71명의 선수가 출전해서 금메달 3개 이상을 획득해서 종합 순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선수단의 선전을 기대한다.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 열렸는데 초기에는 하계 올림픽과 동시에 열렸다. 하지만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하계 대회와 2년 간격으로 해당해의 2월에 개최하게 되었다. 2018년 평창에서 개최되었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개최되었다. 두 도시는 직선거리로 250여 km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대구보다 먼 거리다.
동계올림픽은 특성상 지리적, 지형적인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동계스포츠는 크게 빙상(Ice) 종목과 설상(Snow) 종목으로 나뉜다. 스케이트 등이 주요 경기인 빙상 종목은 시설 스포츠로 빙상장만 실내에 잘 만들면 세계 어디서나, 심지어는 아프리카나 중동에서도 개최할 수 있다. 문제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설상 종목이다.
썰매(slide) 종목과 스키 종목을 합해서 부르는 설상 종목에는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키점프, 프리스타일 스키, 노르딕 복합, 스노보드 등이 있다. 알파인 스키의 경우, 최경사가 65.9%, 2,000 ~ 3,000m 이상의 긴 코스가 필요하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더한데 0.8~1.8km의 스프린트, 50km 장거리 코스까지 필요하다. 결국 2월에 눈이 오는 위도가 높은 산악지형이 필수적인 것이다.
인구 136만(2024년) 명의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 포(Po) 강 북쪽에 위치하며 알프스에서 흘러내린 빙하퇴적물로 이루어진 충적층 지역이다. 해발 122m 정도로 평야지대다. 밀라노에서 스키 타려면 북쪽으로 알프스까지 한참 가야 한다. 반면 코르티나 담페초는 돌로미티 동부 지역에 위치한 산악지대이다. 중생대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였던 2억 5천만 년 전 존재하던 테티스해(Tethys Ocean)가 있던 곳인데 6,500만년 전에 아프리카판과 유럽판이 충돌하면서 테티스해는 사라지고 알프스 산맥이 만들어졌다. 주요 암석은 마그네슘이 함유된 석회석인 돌로마이트(백운석)이다. 눈치채셨듯이 암석명 돌로마이트가 이 지역 이름에서 유래됐다.
그래서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도 빙상 종목은 밀라노에서, 설상 종목은 코르티나 담페초와 인근 발텔리아에서 분산 개최된다. 두 도시 이름이 들어간 첫 번째 동계 올림픽이다.
이러한 특성상 동계 올림픽은 북반구의 중, 고위도(북위 35~50도)의 산악 지역에서 주로 개최되었다. 대부분 45도 이상의 지역에서 개최되었는데, 35~45도 지역에서 개최된 것은 나가노(1998), 평창(2018), 베이징(2022) 정도이다. 동아시아 사람들의 집념은 말리기 힘들다.
높은 지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는 4가지 지질학적 특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비교적 최근인 신생대의 융기된 지역에서 개최된 경우인데, 평창(2018), 프랑스의 샤모니(1924)와 알베르빌(1992)이 이에 해당된다. 빙하의 작용을 받은 노년기 산지에서 벌어진 경우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1994), 캐나다 캘거리(1988) 그리고 미국 레이크플래시드(1932, 1980)를 들 수 있다. 판의 경계 지역의 화산암 지역에서 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의 나가노(1998)와 삿포로(1972), 러시아 소치(2014)가 이러한 지역이다. 마지막으로 지질학적으로 오래되어 안정된 안정지괴(크라톤) 주변에서 벌어진 대회는 중국 북경(2022), 미국 솔트레이크시티(2002)를 들 수 있다.
다음 26회 2030 프랑스의 알프스는 신생대 융기지역이고, 27회 2034 미국 유타주는 고대 안정 지형이라고 할 수 있다. 멋진 경치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그 경치가 만들어진 이유를 함께 알고 보면 지질학적, 지형학적 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 현명한 지식인에게는 일석 이조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전영식,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