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의 목표는 블루벨트다. 블루벨트를 따면 기념으로 바디프로필도 찍어야지. 블루벨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도복을 입고 내 평생에 있어본 적 없던 복근도 장착하고 저물어가는 30대를 장식할 테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 같이 주짓수를 할 생각에 설렌다. 키즈 도복은 또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그걸 입고 체육관에서 데굴데굴 굴러대는 조무래기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막강한 세 여자가 되자, 얘들아!
며칠 전, 체육관으로 문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혹시 주부도 다니는 사람이 있나요?"
"네, 한 분이 오전에 오십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주짓수 하는 엄마' 가 '주짓수 하는 엄마들' 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느라 피로한 엄마들이 체육관에서 오로지 자신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면서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이 강건해지면 좋겠다. 또한 엄마들이 모여 같이 배우고 겨루면서 더욱 단단히 결속해 가고, 주짓수 하는 엄마들이라는 소속감으로 든든함과 실제적인 지원을 주고 받는 커뮤니티가 되면 좋겠다. 격투기를 배워 보고 싶어도 남자들이 너무 많아 시작하기 두려운 엄마들, 혹은 미혼 여성들에게 진입 허들을 낮춰 주는 주짓수 하는 엄마들이 되면 좋겠다.
주짓수 하는 엄마들의 시작점이 되어야겠다. 오전에 나오는 주부 한 명. 나의 이 자리를 꾸준히 지켜야지. 나와 비슷한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볼 용기가 생기니까. 주짓수 하는 엄마들로 그려지는 꿈에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