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빵빵히 부풀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순식간에 생겨난 뱃속 가스는 쉽게 빠져나지 않고 계속 불편감과 통증을 유발하고 있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손바닥으로 배를 둥글게 둥글게 문지른다.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걸었다가. 그래도 배가 아픈 게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다시 누워버렸다.
30분간 낮잠을 잤었다. 손목 알람이 울리자 피곤한 눈을 떴다.
'비렘수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깨야해.'
피곤이 가신건지 어쩐건지 30분의 렘수면 동안 자면서도 정신이 없는 느낌이었다.
'시간을 아껴쓰자. 어서 일어나.'
컵에 차가운 얼음을 담는다. 커피 머신에 캡슐을 넣고 얼음이 담긴 컵에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얼음과 까만 에스프레소를 휘휘 저어 한 모금, 두 모금 마신다. 잠과 피곤이 빨리 달아나길 바라면서.
내 위는 아직 이렇게 빨리 깨어나지 못했다. 좀더 휴식을 취할 줄 알았나보다. 차가운 얼음과 날카로운 에스프레소가 위장을 거칠게 깨웠다.
'나한테 왜 이래?'
위장이 불편한 기색을 마구 내비치고 있다. 그 덕에 차갑고 까만 에스프레소는 식탁 위에서 녹고 있다. 아파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다.
"미안해. 널 거칠게 대해서. 약손 해줄게. 어서 화 풀어."
내 손은 약손. 둥글게 둥글게 문지른다.
내 몸은 내가 보듬어줘야지. 사랑해줘야지.
마음이, 생각이, 삶이 급해서 널 돌아보지 못해 미안해. 이렇게 날 완전히 스탑시킬 수 있는 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