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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라 Oct 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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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더하는 말풍선>을 마무리하며

작가님들께 분석글 발행에 대한 허가를 구할 때가 가장 떨렸습니다. 이미 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어떤 복잡한 이론도 없이 그들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킨 작품들이었기에, 되려 분석글로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그리고 작가님들이 분석글 발행을 원치 않으실 수도 있다는 걱정도 따라왔고요. 


하지만 연락을 드린 모든 작가님들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또  많은 분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글을 홍보해주신 덕에 생각지도 못한 많은 피드백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독자분들은 트위터의 인용 리트윗으로, 또 댓글로 제 글을 함께 읽어주셨습니다. 웹툰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웹툰이 우리에게 심어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왜 이 작품을 보면 벅차올랐는지 이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 독자님들, 제 글을 작품의 영업 글로 써야겠다던 독자님들, 상당한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제 분석글을 필사하신 독자님, 제가 어려워할 때마다 피드백과 조언을 아끼지 않아 준 선배 언니들과 후배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글을 쓸 수 있게 응원해주시고 기대해주신 작가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에 더하는 말풍선>은 2015년 이후 연재된 여성 작가님들의 작품들을 다뤘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소외하고 타자화하는 신체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런 억압에 굴하지 않고 '대답'하면서, 여전히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삶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들을 다뤘습니다. 또 이렇게나 믿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지만, 굴종하지 않고 꿋꿋이 순수를 믿으면서 발 딛고 있는 진짜 세계에서 도망치지 말자고 말을 거는 이야기들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의 제목을 '세상에 더하는 말풍선'으로 정했습니다. 제가 다룬 모든 작품이 어떤 식으로든 한국 사회에 응답하고 있기 때문이고, 또 서문에 적었듯 이 작품들 덕에 저 역시 세상을 등지지 않으면서 나름의 대답을 찾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용기와 행복감 같은 것을 주섬주섬 주워 와서 현실 세계에 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브런치북 이후부터는 특정 테마를 정해 짧은 시리즈 형태로 작품들을 선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생각해 둔 주제로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 집중한 작품 서너 편, '공포와 괴물'을 사용해 작금의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들, 그리고 '집과 장소'의 부재 혹은 변형에 대한 작품 등, 하나의 주제 아래 묶일 수 있는 웹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비슷한 테마를 가진 작품들이 동시대에 나온다는 것은, 바로 그 테마가 이 시대에 대해 무언가 말하고 있기 때문일 테니까요. 앞으로의 글들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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