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S, 골왕&자룡, 고사리박사, 김이랑, 뼈와피와살 작가의 <여자력>
서론
넘어선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스스로의 힘을 뜻하는 자력(自力)을 ‘얻어낼 것’이 아니라, ‘넘어설 것’이 이 힘의 규칙인 이유는 뭘까요?
상호주체성(Intersubjectivity)
상호주체적 관점은 개인이 다른 주체와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관계를 통해 성장함을 주장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가 만나는 타인 역시 주체임을, 의당 자신에의 권리를 가진 주체임을 아는 것이다. 상호주체적 관점은 타인을 나와 다르면서도 닮은 존재로, 비슷한 심리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타인으로 인식할 수 있고 또 인식해야 함을 전제로 한다.
The intersubjective view maintains that the individual grows in and through the relationship to other subjects. Most important, this perspective observes that the other whom the self meets is also a self, a subject in his or her own right. It assumes that we are able and need to recognize that other subject as different and yet alike, as an other who is capable of sharing similar mental experience. (20쪽; 자체 번역)
AJS 작가의 "함안군 가야리 땅문서 실종사건"
골왕 작가, 자룡 작가의 "야사"
고사리박사 작가의 "조용한 세상의 미소"
'함께 있는 것'은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주동과 수동의 대립을 허문다. 그것은 나보다 약하거나 나와 다른 것들, 타자를 대상화하고 부정하는 경향에 대항한다. 그것은 동정심 (compassion), 밀란 쿤데라가 말한 ‘함께-느낌(co-feeling)’의 토대가 된다. 통제의 강요 없이 감정과 목적을 나누고 차이를 배제하지 않으면서 같음(sameness)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Being with” breaks down the oppositions between powerful and helpless, active and passive; it counteracts the tendency to objectify and deny recognition to those weaker or different – to the other. It forms the basis of compassion, what Milan Kundera calls ‘co-feeling,’ the ability to share feelings and intentions without demanding control, to experience sameness without obliterating difference. (Benjamin, 48쪽; 자체 번역)
김이랑 작가의 "바람이 불면"
이질적인 존재였던 상대는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에게 삶의 여정을 함께 할 동반자로 자리 잡는데, 이는 주인공의 애착 공간으로 자리 잡은 ‘너와 함께 있는 곳’이 주인공의 세계 전체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주인공은 상대와의 만남을 통해 소외와 결핍을 해소하고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다. (양혜림, 80쪽)
뼈와피와살 작가의 "죽음으로부터"
모든 즉각적 상호작용은 사색이라는 방해물 앞에서 무의미해지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자신과 타인을 나누는 상상 속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진실되고 즉각적인 소통이다시금 그 방해물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All spontaneous interactions can be stultified by a reflective block, only to be undermined later by a genuine and spontaneous communication which collapses the reflective barriers of self and other (Crossley, 71쪽)
대화의 경험에서 언어는 타인과 나 사이에 공통 지반을 구성하고, 나의 사고와 그의 사고는 하나의 직물만을 만들며, 나의 말과 대화자의 말은 논의 상태에 의해 불려 나오고, 이것들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것의 창조자가 아닌 공통 작용에로 끌려간다. 바로 여기에 그 둘에 속하는 존재가 있고, 타인은 더 이상 여기서 나에 대하여 나의 선험적 장 속의 단순한 행동도 아니며, 나 또한 그의 선험적 장 속의 내가 아니다. 우리는 완전한 상호성의 협력자이고, 우리의 조망들은 서로에게 스며들며, 우리는 동일한 세계를 통하여 공존한다 (메를로퐁티, 530쪽)
자신과 타인이 절대 섞일 수는 없다는 사실. 바로 그것이 섞임의 경험이 만드는 엄청난 감정적 효과를 가능하게 한다. 타인이 나의 바깥에 있다는 것은 내가 진정으로 ‘먹여지고 있다(fed)’는 느낌, 스스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바깥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는 느낌이 들게 한다.
The fact that self and other are not merged is precisely what makes experiences of merging have such high emotional impact. The externality of the other makes one feel one is truly being ‘fed,’ getting nourishment from the outside, rather than supplying everything for oneself (Benjamin, 47쪽; 자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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